대구지역 50~60대 부부 10명 중 3명 '졸혼' 수용 의사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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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19 17:35  |  수정 2020-01-20 07:28  |  발행일 2020-01-20 제6면
대구여성가족재단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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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대구지역 50~60대 부부 10명 중 3명 가량은 졸혼을 수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구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대구지역 신중년 결혼생활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졸혼을 해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란 문항에 응답자 28%가 '보통' 혹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남녀간 인식차는 뚜렷했다. '그렇다'는 응답의 전체의 7%를 차지했지만 성별로 보면, 여성은 10.8%를 차지했던 반면, 남성은 3.5%에 그친 것.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졸혼에 대해 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성에게 가중된 '돌봄' 의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은 가사노동, 육아를 전담했던 탓에 노후에는 비교적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원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졸혼하게 되면 자유롭고 홀가분할 것'이라는 문항에 남성은 2.5%, 여성은 9.6%가 그렇다고 답했다.

졸혼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여성은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과 '성격이나 사고방식을 맞추기 어려워서' 라는 응답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이 역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남성은 '배우자에 대한 섭섭함과 불만이 쌓여서' '배우자가 귀찮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비교적 많았다. 즉, 자신의 체면·위신 추락이 졸혼의 원인으로 판단, '졸혼을 당하는 시대'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급속히 퍼지는 졸혼 문화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졸혼은 가족이 해체시키고 노인 1인가구가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지혜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졸혼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가 확산되고 있지만, 노년기에는 부부가 함께 함으로써 안정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고, 고독사 등 여러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특히 남성은 퇴직 이후에 개인적 네트워크가 좁아지고, 가사에 참여한 경험이 부족해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이 비교적 떨어진다. 졸혼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 위원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성역할 고정관념을 허물고 지금부터 남성도 가사노동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또 은퇴 후 여유로운 시기에 배우자와 함께 여가활동를 즐기는 것도 부부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졸혼?
결혼을 졸업하다라는 말의 줄임말로, 2004년 일본작가 스기야마 유미코의 '졸혼을 권함'에서 처음 소개됐다. 유미코는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배우자와 단절하지 않고 가장 나답게 사는 것'으로 졸혼을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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