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합신공항에 대한 대구시의 입장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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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9   |  발행일 2020-01-29 제31면   |  수정 2020-02-18

대구시가 통합신공항 입지선정과 관련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투표결과가 대구시의 기대를 빗나갔고, 군위군이 개표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단독지역인 우보로 유치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동거리가 짧은 쪽에 통합공항이 들어서야만 시민들이 수긍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공항 접근성 인프라 계획도 사실상 우보를 기준으로 구상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대 밖의 결과가 나오면서 입장 정리가 쉽지 않은 딜레마에 빠졌다. 대구시가 공동후보지인 비안·소보에 공항을 지으려면 접근성과 시민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현재 대구시는 조만간 이전지를 최종 결정하고 대대적인 개발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구시의 애매한 입장은 통합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의 언급에서 드러났다. 그는 얼마 전 "군위군의 (우보)유치신청은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른 절차다. 유치신청권에 대한 법제처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로선 공동후보지에 대한 유치신청은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고 했다. 고민이 묻어나는 발언이다. 대구시의 입장은 경북도나 국방부와 다를 수밖에 없다. 경북도는 어느 지역이든 공항이 들어서는 것만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방부는 K2군사공항만 이전하면 된다. 민간공항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공항입지와 관련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을 감안하면 투표결과를 부정하는 입지결정은 하기 어렵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대구시가 과연 9조원을 들여서 시민 이용도가 떨어지는 곳에 통합공항을 지어주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다. 공항 접근성 인프라 예산은 당초 예상보다 많을 것이 뻔하다.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문제가 복잡해진 것을 놓고 국방부만 탓할 게 아니다. 협의과정에서 논쟁요인을 미리 차단하지 못한 대구시의 책임은 매우 크다. 이 모든 뒤틀림은 대구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통합공항을 밀어붙인 업보(業報)다. 대구시의 지혜로운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생각을 바꾸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묘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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