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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은 채 근무교대를 하고 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
잠시후 한 켠에서 보호복을 해체한 간호사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통풍이 되지 않는 방호복 탓에 머리는 땀에 젖어 있었고, 얼굴엔 고글과 마스크 끈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짧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측은해 보였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간호사 A씨는 "집에 남편과 아이가 지금 이순간 가장 보고싶다"며 운을 뗐다. 그는 "직접 접촉이 많아서 혹시나 면역이 약한 아이에게 옮기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이럴 때 차라리 집에 가지 않는 게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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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대구동산병원 한 의료진. 방호복을 해체하자 얼굴에 깊은 자국이 남은 모습이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제공> |
이곳 간호사들은 퇴근은 꿈도 꾸지 못한다. 장례식장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환자 치료는 물론, 격리환자의 배식까지 담당하고 있다. 환자 수에 비해 간호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병원측은 130명을 정원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70여명에 불과하다.
정인자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장은 "지금 병원은 한 마디로 전쟁터다. 벌써 6일째 집에 가지 못한 후배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지역민을 위한다는 생각 하나로 힘든 일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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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근무 교대를 마친 의료진들이 보후구를 해제하고 있다. |
이들은 2~3일에 한 번 밤을 새야 한다. 따로 집이나 숙소를 가지 않고 병원 당직실에서 잠을 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집에 간다고 해도 감염 우려에 가족들과의 만남은 언감생심이다. 방에 들어가 눈만 붙이고 나온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현재 220병상이지만, 100병상이 추가될 경우 인력은 딸릴 것이기 때문이다. 남 실장은 "저 상황판에 완치 숫자가 많아져야 하지 않겠냐"면서 "코로나 19 종식의 최전방에 서 있다는 자부심으로 이 곳을 지키겠다"이라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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