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곳곳 집단시설서 집단 감염...확진자 폭증 기폭제 우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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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05 21:27  |  수정 2020-03-06 09:29  |  발행일 2020-03-06
전문가들 "시설 내 확진자 응급상황에 대비 의료진과 장비 확보 등 선제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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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푸른요양원.

대구·경북 집단생활시설 곳곳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속출, 이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지역 사회내 추가 감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감염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지역 사회 내 감염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20~30명의 집단 감염자가 곳곳에서 발생하면 확진자 증가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들로 인한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선 시설 내 확진자 응급상황에 대비한 의료진과 장비 확보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 현재 봉화군 춘양면 푸른요양원의 입소자 및 종사자 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경산 삼성요양병원·엘림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양지요양병원, 예천 극락마을·다람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청도 감꽃요양병원, 의성 해다온노인복지센터 등 적지 않은 집단 생활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대구에서도 장애인 거주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성보재활원에서 9명, 남구 문성병원에서도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달 24일 병원 직원 1명이 확진 판정 이후 방역 작업을 진행한 뒤 진료를 재개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환자와 직원들이 잇따라 추가 감염된 것이다.

이처럼 집단생활 시설 내 확진자가 이어질 경우 청도 대남병원 사례 때 처럼 시설 내 확진자가 단시간에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 내 확산의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청도군에 따르면 5일 오전 기준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131명 중 87%인 115명이 대남병원 관련자이고, 이중 103명이 입원 환자다. 이처럼 현재 국내 발생하는 확진자의 69.4%는 집단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집단 생활 시설 거주자와 달리 외부와 접촉이 잦은 직원들도 감염돼 이들로 인한 지역 사회내 감염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청도 대남병원 내 감염자 중에서도 12명이 직원이며, 봉화 푸른요양원 확진자 중 10명이 종사자다. 여기에다 시설 내 거주지들이 장애인 또는 노약자 등이 경우가 대부분이라 최악의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시설 내 감염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고, 시설 입소자 대부분이 기초체력과 면역력이 약해 사망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마저 포화상태면 사망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단감염을 막는 동시에 이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음압병동과 안정적인 응급진료 인력 등을 확보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집단 감염을 초기에 막지 못하면 시설 내부에 그치지 않고 외부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송정흡 교수(예방의학 전공)는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퍼질 때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이뤄지게 되고, 이를 제때 막지 못하면 전국적으로 확신할 수 있다. 정확한 분석은 차후 이뤄지겠지만, 신천지 대구교회도 초기에는 작은 군집이었는데 이를 제때 인지 못한 상태에 방치했고, 그 집단의 특성까지 겹치면서 메가톤급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런 만큼 이런 집단시설 뿐만 아니라 닫힌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나 종교행사 등에 대한 방문은 최대한 자제하고, 각 기관이나 기업 등에서는 온라인 근무, 재택근무를 적극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는 앞으로 최소 2주간은 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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