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용두사미로 끝난 '보수 2題'와 유권자 선택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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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8   |  발행일 2020-04-08 제26면   |  수정 2020-04-08
보수통합 산술적 합산 불과
인적쇄신 기득권 집착 결말
통합당 내부 흥행 실패 자초
3년 평가 유권자 인식 중요
백년집권 첫 관문 개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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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식 서울본부 취재부장

권력의 중독성은 강했다.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스스로 포기할 때는 국민 시선을 유혹하는 향기를 뿜어내지만,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집착할 때는 추한 모습이 불거지기 마련이다.

반년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황교안 대표가 짊어지고 있던 2대 과제는 '통합'과 '쇄신'이었다. 통합은 '유승민계'와의 보수통합이었고, 쇄신은 물갈이 공천을 통한 인적쇄신을 뜻했다. 대의를 위해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작은 이익을 버릴 때 그 대의는 빛을 발하고 주위 존중을 받는 법이다. '좌파정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를 외치며 개혁보수와 보수본당이 서로를 격하게 끌어안고 하나됨을 선언했다면 중도 민심이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것이다.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를 외치며 세대교체 대상 의원들이 스스로 불출마 용단을 내렸다면 중도 시선은 오른쪽에 아예 고정이 됐을 것이다.

정치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통합 과정에서 양측은 끝까지 주판알을 튕기며 저울질하는 모습을 보였고, 주위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마지못해 한 지붕 밑으로 들어갔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는 물건너가고 산술적 합산만 가능했다. 개혁공천도 부산경남 의원들의 불출마선언이 잇따를 때만 해도 한 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듯했지만, 대구경북 공천에서 탄력을 잃어버렸다. 공관위의 불출마 권유로 낙천을 직감했을 때 용퇴를 택했어도 당을 위해 뭔가 보탬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낙천 뒤에도 후보등록일 직전까지 미련을 못버리다가 막다른 길에 이르러 손수건을 던졌다. 일부는 끝까지 버틴 덕에 구사일생의 행운을 안았지만, 지역구 공천파동의 일역이라는 꼬리표는 오래 남을 것이다.

용두사미로 끝난 통합과 쇄신 탓에 통합당 내부 요인에 의한 흥행은 불발됐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문재인정권 심판론'에 대한 유권자 인식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3개월 코로나 사태가 3년간 좌파 행적을 덮을 수는 없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기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성장동력이 가라앉은 데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기업 역할까지 떠맡은 정부의 영역이 비대해지고 과도한 확대재정으로 국가부채 비율이 급상승한 데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산업이 붕괴 일로에 있고 전력생산비용 증가로 우량 공기업이 조 단위의 경영적자에 직면한 데 대해서도 그렇다. 북한 정권의 핵폐기 의지를 과신한 나머지 핵 개발은 완성되고 한반도 평화는 북측의 선의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판단도 요구된다. 진영논리에 함몰돼 같은 색깔만 선호하고 감싸는 편향적인 인사에 대한 평가도 있어야 한다.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선거는 미래에 대한 이정표 역할도 한다. 선거 결과가 여당 승리로 귀결되면 정권은 어깨를 으쓱이며 기존 정책들을 더욱 세차게 밀어붙일 것이다. 선거 결과가 반대로 나온다면, 가던 길을 고민하게 되고 방향을 틀거나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는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좌파정권은 '100년 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것을 위한 첫 관문의 개폐 여부가 유권자 손에 달렸다.권혁식 서울본부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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