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19와 농업의 본원적 가치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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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3   |  발행일 2020-05-14 제25면   |  수정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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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윤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식량안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 식량 사재기로 식량 품귀 현상이 우려되자 주요 수출국은 많은 먹거리에 대한 해외 반출을 중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이 출입국 통제를 강화하자 농축산에 종사하는 해외 노동자 수급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농축산 노동 인력을 공급하던 동남아 국가는 식량 수출 제한 조치와 함께 해외노동자 출국 금지로 사실상 글로벌 식량 전쟁의 서막을 알린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농업 분야에서 해외 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유럽, 북미, 호주의 농축산업의 인력 공급 문제가 장기화 하면 식량 주권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년 동유럽, 튀니지, 모로코에서 농업 노동자 80만명을 수입하는 프랑스는 3개월 이내에 딸기, 아스파라거스 수확에만 20만명 이상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사람의 손이 필요한 채소 수확은 해외 계절 노동자들에게 맡겼던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취업비자 발급 업무를 사실상 중단하자 과일, 채소 수확은 물론 동물 도축장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도 지난 24일부터 쌀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베트남 정부의 쌀 수출 중단에는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 되면서 쌀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물자 수송이 어려워지는 현시점에서 우리나라는 한동안 잊고 지내던 우리 농업의 본원적 가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향후 주기적으로 찾아올 가능성이 많은 다양한 감염병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농업의 잠재적 가치를 간과해선 안 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는 국가 존립에 가장 중요한 식량안보, 환경 보전, 농촌 경관. 농촌 활력, 전통문화 유지와 함께 엄청난 유·무형 가치가 들어있다. 농업은 안정적인 식량 보장, 지역·국민 산업의 기반,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에 따른 국민 삶의 질 향상, 가계 지출 감소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량 수요량의 77%에 해당하는 곡물을 수입에 의존해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재현하면 식량 전쟁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곡물 수급 체계를 우려하는 농업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식량 안보 차원의 국가적 장기 수급전략이 필요하다.


농협 농업미래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근 3년간 평균 곡물 자급률은 23%로 세계 평균 101.5%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그룹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계식량안보지수(GFSI)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25위에 올라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었다. 사실상 우리나라가 식량안보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손꼽는 식량 확보 문제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소명이자 국가 체제 유지에 필수적인 식량안보와 직결된다.


우리나라의 식량 생산 및 식량 자급 시스템은 수입에 지나치게 의존할 정도로 단순하다.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지만, 국제 식량 생산 증가율은 소비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해 식량난은 더욱 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다.


세계 5대 식량 수입 국가인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세계 식량 위기가 닥치면 무릎을 굽일 수밖에 없다. 주식인 쌀은 자급이 가능하지만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옥수수, 콩, 밀과 같은 곡물 자급률은 낮아도 너무 낮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기술 개발과 고품질 식량 생산이 가능한 식량 생산 증대 시스템을 활용해 오래전부터 식량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식량 주권 회복과 튼실한 식량안보를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식량 생산 시스템은 이제 변화를 줘야 한다. 식량 전쟁 시대에 식량 주권을 잃게 되면 국가는 자칫 엄청난 위기에 몰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석윤<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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