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퇴임 의원들의 공통 주문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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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5   |  발행일 2020-05-25 제26면   |  수정 2020-05-25
문희상 "보수와 진보가 함께"
김해영 "양심 따라 정직하게"
표창원 "당론 달라도 소신껏"
퇴임 예정 의원 이구동성으로
'진영정치 극복' 과제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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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학박사

"여야, 좌우, 진보·보수라는 이분법과 진영 논리에 갇혀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21대 국회는 여야를 떠나 값진 상대를 인정하며 출발해야 한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는 것이 정치다."(문희상 국회의장).

"21대 국회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국민들 사이의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수행해가야 한다. 의원은 국민대표로서 진영 논리보다 양심에 따라 정직하게 의정활동에 임해 달라."(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국정조사 등 의회의 조사 기능에 정쟁 논리를 배제하고 객관성과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또 의원의 소신이 당론이나 정당의 목표와 달라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한다."(표창원 민주당 의원)

이번에 국회를 떠나게 되는 의원들의 21대 국회에 대한 주문이다. 맨 앞은 퇴임과 더불어 55년 현역 정치생활을 마감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와 퇴임기자간담회 등에서 밝힌 아쉬움과 부탁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김해영 의원도 낙선 소회에 덧붙여 21대 당선자들에게 진영 논리보다 양심에 따른 의정활동을 주문했다. 맨 마지막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불출마 선언 배경을 밝히면서 우리 의회정치의 과제로 제시한 내용이다. 전부 여당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발언이 인용됐다. 야당 정치인들은 당의 총선 패배에 대한 문제의식에 집중돼 있는 데다, 소수 세력이 돼 있어 당연히 진영정치보다 협치를 요구하고 있다.

퇴임 예정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진영정치의 극복을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는 또한 진영정치가 그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정치의 속성이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진영정치에 충실한 사람들이 우리의 권력정치 현실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김해영 의원의 경우 이견을 내기가 어려웠던 민주당 풍토에서 자신의 양심에 따른 목소리를 냈던 드문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당의 일부에서는 못마땅한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진영논리와 정쟁의 정치가 지배하는 한국정치 풍토에서 기대받는 미래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21대 총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졌지만, 당에서 공천도 받았다.

표창원 의원은 자신의 논리로 당을 지켜주는 도구로써 역할을 더 이상 하기 힘들어 정치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국 사태에 대응하는 당의 모습과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쟁의 논리를 넘어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소신에 따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 의회정치, 정당정치의 개혁과제라고 남겼다.

우리가 비판하는 정쟁의 정치, 식물국회, 동물국회 모두 진영대결의 정치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 방향이라고 했던 다당제도 양극화된 정쟁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권력투쟁이 동반되는 정치의 속성으로 봐 어느 정도 편싸움의 정치, 진영정치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진영정치, 진영논리는 심각하다. 진실보다는 진영논리가 압도하는 풍토가 우리 사회의 정치담론까지 지배하고 있다. 문희상 의장이 퇴임 소회와 더불어 강조한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는 정치' 또 김해영·표창원 의원이 주문한 '정쟁의 도구가 아니라 갈등을 치유하는 정치'가 21대 국회의 실천의제가 되길 주문해 본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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