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 시장 悲報 충격이지만 애도시간 뒤 진실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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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1   |  발행일 2020-07-11 제23면   |  수정 2020-07-11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직원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 터진 '미투 (Me Too·나도 당했다)'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듯하다.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으로부터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시장은 1993년 법적으로 최초 제기된 성희롱 사건인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을 변호사로서 대리하면서 '성희롱은 불법'임을 세상에 처음 알렸다. 그는 '여성·인권 변호사'로서의 행보를 보여왔고, 이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리는 정치인으로 우뚝섰다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전 비서 A씨의 고소만으로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가 사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하지만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신상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여권은 오 전 부산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포함해 '미투'만으로 광역단체장 3명을 잃게 됐다. 진보 진영에서 최근 불거진 '미투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소속 민병두 전 의원은 안 전 도지사와 비슷한 시기 성추행 의혹을 받았고, 같은 시기 J 전 의원의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했던 원종건씨는 지난 2월 전 여자친구의 미투 폭로가 나오면서 결국 당을 떠났다. 연일 불거지는 민주당 인사들의 성 추문 논란에 '더불어미투당'이란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지만 '미투 의혹'의 진상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은 공인인 박 시장을 자살하게 한 원인에 대해 명백히 알 권리가 있다. 특히 피해자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진보 진영에서 뇌물수수 또는 미투 의혹을 받는 인사가 자살한 경우가 수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추모하고 명복을 빌 뿐 서둘러 떠나야 했던 이유를 추적하지 않았다. 애도를 충분히 표한 뒤 '미투의 진실' 또한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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