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숙현법, 체육계 폭력과 비리 막는 안전망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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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6   |  발행일 2020-07-16 제27면   |  수정 2020-07-16

트라이애슬론 유망주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자신의 사생활과 관련한 악플에 시달렸던 ‘아프리카 TV’의 인기 BJ 박소은씨가 지난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각 분야를 대표하던 이들이 최근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베르테르 증후군’처럼 일반인의 모방 자살이 잇따르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특히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최 선수에게서 비롯된 체육계의 고질적인 비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가라앉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과거에도 그런 예는 많았다. 2018년에 테니스 선수였던 김은희씨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코치를 고발했으며, 지난해엔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코치의 상습 성폭행 사실을 알렸다. 정치권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느니 대한체육회를 개혁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때뿐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해 ‘체육계 미투 1호’ 인사인 김씨를 총선 영입인재 1호로 불렀지만 지역구 공천에서 배제했다. 지난해 1월10일 ‘운동선수보호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여야 정쟁으로 지난해 11월 법사위 통과에 이어 지난 1월에서야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발효는 오는 8월4일이다. 최 선수가 세상을 등지게 된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최 선수 사망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여자 주장선수와 남자 선수가 ‘영구제명’과 ‘10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지만 징계가 부당하다며 지난 14일 재심을 청구했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커녕 오히려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인 데다 재심청구라니. 시간이 지나면 숙지는 체육계의 관행을 이들은 꿰뚫고 있는 것이다.

통합당이 운동선수보호법의 허점을 보완한 ‘최숙현법’의 7월 임시국회 통과를 벼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에 동의하고 있으니 안전망이 마련될 것이다. 하나 제아무리 법이 완벽하더라도 체육인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선수나 동료를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의 처음이자 마지막 덕목이다. 승부보다 분명히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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