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징용기업 자산압류 절차 돌입…日 보복 철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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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5   |  발행일 2020-08-05 제27면   |  수정 2020-08-05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이 지난 6월 포스코와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합작사인 PNR에 대해 내린 주식압류 명령의 공시송달 효력이 4일 0시부터 전달된 것으로 간주돼 효력이 발생했다. 일제 강제징용 가해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를 위한 우리 법원의 압류명령 절차가 개시된 것이다. 일본제철은 항고 마지막 시한인 11일 0시까지 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커 실제 자산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법원 명령이 확정되더라도 주식 매각에 앞서 감정평가, 채무자 심문 등 절차가 필요해 실제 현금화는 빠르면 연말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제철이 우리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압류 명령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PNR 주식은 8만1천75주(약 4억원)다.

지난해 우리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판결과 관련해 일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소재 3개 품목(고순도 불화수소·포토 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함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명단)에서 빼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에도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에 의한 일본 징용 기업의 자산매각에 대비해 다양한 추가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관세 인상 △송금 중단 △비자 발급 엄격화 △금융 제재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등이 거론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한층 피폐해지는 가운데 만일 일본이 통상 분야 보복 조치를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면 우리로서는 또 한 번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4억원'에 갇힌 한일관계가 다시 강 대 강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부는 일본 기업자산 현금화 전에 강제징용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길 기대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의원은 최근 20대 문희상 국회의장의 '1+1+α' 법안을 재발의했다. 이 법안은 당시 반대 여론에 밀려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부담은 줄이되 대법원 판결의 정당성은 보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검토할 만하다. 정부는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실천이 가능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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