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국립대서 진로 고민하다 입학…실습 위주의 교수 밀착 교육 힘입어 대기업 취업"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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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8 07:36  |  수정 2020-09-08 07:37  |  발행일 2020-09-08 제12면
■ 영주캠퍼스 졸업 황현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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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은 제가 원하는 진로를 찾게 돼서 기쁩니다."

한국폴리텍VI대학 영주캠퍼스에는 4년제 국립대학을 자퇴하고, 폴리텍에서 기술을 배워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이 있다.

스마트전자과 황현수(30) 졸업생은 2019년 마지막 학기에 SK머티리얼즈에 취업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산업가스 및 재료를 제공하는 대기업이다.

그는 진로를 변경한 케이스다. 국립대에서 경영학 전공을 선택했고, 군 입대를 위해 휴학을 했지만 제대 후 대학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와 취업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공시생으로 공무원 준비에만 매달린 것이 3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퇴직을 하게 되면서 가정 형편도 고려해야 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폴리텍대학 입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의 조언은 진로 변경에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폴리텍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까지도 다시 대학을 다니기에는 적은 나이도 아닌데, 아예 다른 분야의 공부를 한다는 것이 두렵고 취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됐지만 스물여덟이라는 늦은 나이에 사무직 신입사원이나 공장 단순노동으로 취업하기보다는 2년을 알차게 공부해서 본인의 가치를 높이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황씨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문 기술을 배워서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처음에 입학을 하고 나니 공무원 공부는 물론이고 인문계 고교를 졸업해 대학에서 공부하던 경영학 분야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달랐기 때문에 수업 진도를 따라 가기도 벅찼습니다. 그래도 찬찬히 옆에서 지도해주신 교수님들의 밀착 교육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는 실습 위주의 교육도 빠른 적응에 도움이 되었다며, 강의실에서만 앉아서 수업을 들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졸업을 앞둔 2학년2학기에 그는 산업기사 자격증과 졸업 작품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중 SK머티리얼즈 채용공고를 확인했다.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입사 지원서를 넣었다고 한다. 특히 교수님의 취업 지도 덕분에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산업가스와 IT 재료를 제공하는 SK머티리얼즈에 취업할 수 있었다.

"인생은 등산과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등산을 하다보면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올라가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가면 달콤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듯이 인생 또한 현재의 고통을 잠시 참고 도전한다면 못 이룰 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금 한국폴리텍VI대학에 입학하면서 생각했던 첫 번째 정상에 도달했다고 말하며, 이제는 다음 등반을 준비할 것이라며 웃었다.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저에게 준 폴리텍대학에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응원과 격려 덕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배 멘토들에게 받은 만큼 저도 앞으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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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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