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스위치] GA 업계 첫 코스피 상장 앞둔 '에이플러스에셋' 곽근호 회장

  • 이영란
  • |
  • 입력 2020-10-28 08:14  |  수정 2021-06-27 13:54  |  발행일 2020-10-28 제12면
"설계사·임직원이 주인인 회사…착한 마케팅으로 보험 불신 이겨내"
2020102601000778100031221
독립금융판매전문회사(GA)로는 처음으로 코스피 상장을 앞둔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은 "그룹을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 회사'로 키워나가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른바 보험업계의 '하이마트'라고 할 수 있는 독립금융판매전문회사(GA)인 '에이플러스에셋'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경북 왜관 출신의 곽근호 회장이 요즘 한껏 부풀어 있다. 창업 13년 만에 동종업계에서 처음으로 회사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시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여러 GA가 상장에 도전했으나 실패한 뒤 얻어낸 결과라서 더 뿌듯한 듯하다. 출발부터 내세운 '착한 마케팅, 착한 경영'이 시장과 금융당국의 신뢰를 얻었다는 의미다. 곽 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에이플러스에셋을 상장시킨 후 △에이플러스라이프(상조서비스 업체) △에이플러스리얼티(종합 부동산컨설팅 업체) △에이플러스효담라이프케어(장기요양사 서비스 업체) 등의 계열사도 순차적으로 상장시킬 계획이다. 곽 회장을 지난 20일 서울 강남에 있는 에이플러스 타워에서 만났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5일 에이플러스에셋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는데.

"지난 6월18일 코스피 시장에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니 3개월 만에 심사가 통과됐다. 업계 처음이어서 한국거래소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다 보니 가치는 적절한지, 투자자 위험은 없는지, 코스피 수준의 외부감사를 견딜 수 있는 여력을 갖췄는지 등을 판단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 회사는 다른 GA에 비해 고객 관리가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에이플러스에셋의 보험계약 유지율은 생보 상품의 경우 13회차 86%·25회차 70%, 손보 상품의 경우 13회차 85%·25회차 72%를 기록 중이다. GA업계 평균(생보 13회차 77%·25회차 56%, 손보 13회차 83%·25회차 65%) 대비 우수한 성적이다. 지난 14일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일반 청약을 받아 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1월초에 상장될 수 있다."

▶코스피 상장이 어떤 의미가 있나.

"이번 상장은 하나의 GA가 상장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플러스 그룹이 상장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 최대 기업인 '아마존'과 사업 영역이 많이 겹친다고 할 수 있는데, 보험의 하이마트를 넘어 대출·부동산·헬스케어·바이오 등 인간 삶의 전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토털 라이프케어그룹'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급격히 진화하는 첨단 IT기술과 '코로나'가 촉발한 비대면 문화는 향후 우리 사회를 엄청나게 바꿔놓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플랫폼 분야를 키우고 있다. 이번 상장은 4차 산업시대를 선도하는 그룹으로 성장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상장 1호 GA가 된다는 점도 영광스럽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초고속 성장 배경을 설명하면.

"진심으로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는 '착한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본다. '착한 경영'도 한몫했다. 에이플러스에셋 창업 당시 '설계사와 임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드는 것'을 모토로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지분을 회사 구성원에게 분배했다. 현재 지분은 제가 23% 정도만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회사 구성원과 일부 고객이 가지고 있다. 설계사와 임직원이 주인인 회사다. 모두 열심히 일한다. 나도 죽기 살기로 일만 한다. 일하는 것이 너무 재밌기도 하다. 주인 의식을 가진 회사 구성원들이 착한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삼성생명에서부터 '보험 한 우물'을 파면서 쌓아온 나의 노하우가 엮어지면서 차별화된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보험업계 하이마트' 넘어 '토털 라이프케어' 지향
코로나發 비대면 사회 대비 플랫폼 분야 육성 중

착한 마케팅은 30여년 금융세일즈 경험에서 비롯
소비자에 투명·정직하게 모든 정보 보여주는 것

한국 보험소비자만족도 OECD국가 중 꼴찌수준
초등때부터 대학까지 체계적인 보험교육 절실해



▶착한 마케팅은 어떤 것인가. '착한 사람이 이긴다' '착한 마케팅으로 승부 하라' 등의 책도 집필했던데.

"'착한 마케팅'은 곧 고객 중심의 경영이다. 우리가 수당은 적게 가져가더라도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하자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모든 사항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보를 은폐하고 왜곡하는 폐쇄적인 영업 형태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이 만들어낸 경영철학이다. 착한 회사가 좋은 회사이고 지속가능한 회사라 판단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금융 세일즈와 기업 경영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착한 마케팅'의 이념과 실천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상세하게 소개한 '착한 마케팅으로 승부하라'는 책도 출판해 호응을 얻었다. 착한 마케팅을 펼칠 때 직업에 큰 가치를 느끼고 보람도 더 느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사회에는 보험에 대한 불신도 작지 않다.

"미국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주식투자 실습 등 금융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으나 한국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실제 삶에 필요한 금융 지식을 학습할 기회가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 가계자산의 주식·채권 비율이 48% 이상이며 투자자산 중심으로 대부분 운용되고 있다. 보험의 경우에도 한국은 보험 역사가 100년이나 되었지만 보험소비자만족도는 보험 역사가 30년도 채 안되는 중국은 물론 러시아보다도 떨어지는 등 OECD 30여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은 한 가구당 평균 보험 가입 건수도 14건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등부터 대학교까지 체계적인 보험 교육을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다. 중국은 보험역사가 30년밖에 안 되었는데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금융에 대한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도 힘을 보태겠다."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이에게 조언하면.

"영남대 ROTC는 제 인생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리더십을 익혔고, 동기를 아끼고 사람을 좋아하게 만들었다. ROTC 출신으로 군대를 장교로 복무하고 나면 취업도 잘 되었다. 나는 마케팅이 성격적으로 맞아 삼성생명에 입사했는데 아홉 번의 특진을 거쳐 16년 반 만에 임원이 되었다. 입사 동기가 83명이었는데 그들에 비하면 내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경영·금융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동기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공부했다. '삼성'은 많은 기회를 주었고 공부하게 했다. 현재에 실망하거나, 혹은 만족하지 말고 10년을 내다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길 바란다. 요즘 젊은이들이 첫 직장을 우리 판매업으로 와서 성공하는 사람이 많다. 보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고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가는 좋은 직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성공에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착한 마케팅으로 승부하라'는 책 쓰면서 젊은이에게 일곱 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인생을 즐겨라 △모든 일에 소명 의식을 가지고 매사 임하라는 의미로 가장 중요한 것은 쓰레기 밑바닥에 있음을 알라 △솔직하라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라 △잘못이 있으면 정중히 사과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행복을 예견하고 미리 준비하라 등이다. 이는 젊은이뿐만 아니라 마케팅 서비스하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곽근호 회장

△1956년 경북 왜관 출생 △영남고, 영남대 공업화학과 졸업 △ROTC 장교로 군 복무 △1982년 삼성생명 입사, 삼성그룹 비서실 경영진단팀, 삼성생명 지점장, 법인·개인영업 부장·상무, 전사 기획팀장, 마케팅 팀장 등 역임(25년 근무) △독립금융판매전문회사(GA) 에이플러스에셋 창업(2007년) △에이플러스에셋 그룹 회장(현)

기자 이미지

이영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