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대면 AI 채용 활성화…응시자 대응 전략은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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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6   |  발행일 2020-11-26 제15면   |  수정 2020-11-26
AI면접도 모의연습이 최선의 대비책…차분하게 평정심 유지해야
AI 역량검사 활용 기업 최근 급증
서류전형·블라인드 채용에도 도입
자기소개서는 짜깁기 형식 피하고
인재상·직무역량 충분히 설명해야
면접앱 '아이엠그라운드' 이용 도움
표정·감정 등 9가지 분석자료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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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학생이 진로취업처가 마련한 AI면접 실습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채용은 기업 입장에서 큰 숙제다.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인재를 선발해도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착오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으로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빠른 속도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채용이 활성화됐다. 기업들은 지원자들의 역량을 검증하는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AI 면접 솔루션 제공 업체인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AI 역량검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기업은 2018년 70여 개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00여 곳으로 증가했다. 응시자 수도 누적 20만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AI 도입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구직자들의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자기소개서도 AI가 평가

AI가 면접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채용 절차 전 분야에 걸쳐 활용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취업 1차 관문인 서류전형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AI 시스템은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한다. 맞춤법·오탈자 검사는 기본소양이다. 되도록 간결한 문장을 쓰고 사전에 맞춤법 검사기 등을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AI시스템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도 확인한다. 지원자들은 합격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짜깁기하는 형식을 피해야 한다. 실제 국내 일부 대기업은 자기소개서 내용 가운데 일정 부분 이상이 기존 자기소개서와 유사할 경우 불합격 처리하고 있다. 문단의 구성이나 표현 등을 참고할 수 있으나 그대로 베끼는 것은 불합격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들어 스펙이 아닌 능력 중심의 채용을 목적으로 하는 '블라인드 채용'에도 AI가 도입되고 있다. 학력·출신 지역·가족관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감지하고 사전에 가리는 것이다. 인적사항을 드러내는 자기소개서는 감점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작성시 주의가 필요하다.

AI가 평가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재상'과 '직무역량'이다. 두 가지 가치를 드러내고 뒷받침할 수 있는 배경과 사례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조직·직무적합도를 최우선으로 평가하는 만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전 지원하려는 기업의 경영이념, 철학, 비전, 인재상 등을 파악하고 숙지해야 한다.

◆AI 면접 평정심 유지가 중요

AI 면접은 대체로 5단계로 진행된다. 자기소개, 기본질문, 성향파악, 전략게임, 상황대처(심층질문) 순이다.

먼저 카메라 앞에 앉아 얼굴이 잘 보이도록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고 마이크 음성인식이 잘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면접이 시작되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야기하는 1분 내외의'자기소개'를 한다. 이어지는 '기본 질문' 단계에서는 일반적인 대면 면접과 마찬가지로 성격의 장·단점, 지원동기 등을 묻는다.

'성향 파악'의 경우 직무적성평가와 유사하다. 다지선다형 문제를 일정 시간 내 풀어야 한다. 일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짧은 시간 내 여러 문제를 푸는 것이 관건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전략게임'을 활용한 역량 평가도 시행하고 있다. 감정 맞히기(감정파악능력), 둥근 공 탑 쌓기(계획능력), 공 무게 맞히기(추리력), 도형 위치 기억하기(기억력) 등 다양한 유형의 게임이 마련돼 있다.

'상황대처' 단계에서는 입사 후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묻는다. 복잡하고 난처한 상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이렇게 하겠다'는 답변보다 대응의 이유, 예상되는 결과 등을 설명하고 연관된 자신의 경험을 제시한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단어나 표정 등에 의해 당락이 좌우된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차분하게 순서대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며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태도는 가점을 받는다"고 했다.

◆AI 면접 준비도 연습이 최선

대면면접과 마찬가지로 AI면접 역시 '연습'이 최선의 대비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면접 관련 학원이나 스터디 등을 이용할 기회는 줄었지만, 개별적으로 면접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모의 면접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간편한 방법이 있다. 사람인이 출시한 AI 모의면접 앱인 '아이엠그라운드'를 이용하면 된다. 해당 앱은 실제 면접과 유사한 모의 면접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 기기만 있다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면접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구직자가 직접 모의 면접 영상을 촬영하면 AI가 분석한 종합자료를 제공한다. 면접자의 표정, 감정, 목소리, 발음, 시선 등 9가지 요소별로 보완점을 제시한다. 인적성검사 및 각종 전략게임 등 부가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대학도 AI 면접에 대비한 취업 준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 2일부터 18일까지 'AI면접 완전정복 전략UP 프로젝트'를 주제로 AI 면접 특강과 시스템 실습, 개인별 컨설팅 등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PC 혹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개별적으로 부여된 인터넷 주소에 접속, 10~15분가량 AI 모의 면접 후 합격 확률과 능력치 등 데이터를 제공받았다. 화상회의 앱을 통해 컨설턴트와 1대 1 상담을 받기도 했다. 대구대 진로취업처는 AI면접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어 향후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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