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봉제산업은 제조업 핵심" 업체 수 1만4천448개에 8만2천917명 종사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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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3 16:26  |  수정 2021-02-03 17:25  |  발행일 2021-02-04 제13면
대량 생산의 외주화에 맞서 산업 전반을 고품질 소량화로 체질 개선
납기·품질·원가 관리를 철칙으로 삼아...대형 브랜드의 신뢰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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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봉제역사관 '이음피움'. 이곳은 지난 2018년 설립 후 2년 만에 3만여 명이 다녀갔다. <출처 서울시>

서울에서 봉제산업은 제조업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서울은 의류 봉제 산업을 수제화·인쇄·기계금속과 함께 4대 대표 제조업으로 묶어 특별 관리하고 있다. 4대 제조업 중에서도 봉제산업의 종사자 수는 가히 절대적이라 서울의 웬만한 작은 구의 인구와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가 공개한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봉제산업 종사자는 2018년 기준 8만 2천 917명으로 현재의 서울 중구 인구(12만 5천 명)에 67%에 육박한다. 사업체는 총 1만 4천 448개로 주로 서울 중랑구·종로·동대문·중구에 밀집되어 있고, 사업체 대비 종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강남구(사업체 수 497개, 종사자 8천 292명)였다.


봉제가 주요 제조업으로 자리 잡자 서울의 각 지자체장들도 봉제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봉제 인구가 밀집한 중로구와 중구·중랑·성동 등 9곳의 자치구가 힘을 합쳐 지난 2017년 동북권 패션·봉제산업 발전협의회를 탄생시켰다. 협의회에 소속된 지자체장을 회장으로 추대해 봉제 산업을 이끌도록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승로 성북구청장을 협의회 회장으로 선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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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희 '참좋은컴퍼니' 대표. (참좋은컴퍼니 제공)
서울 봉제산업이 현재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건 사업 종사자들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량 생산의 외주화에 맞서 산업 전반을 고품질 소량화로 체질 개선했다. 또한 납기·품질·원가 관리를 철칙으로 삼아 대형 브랜드사와의 신뢰를 쌓아나갔다.


서울에서 고급 여성복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전명희 <주>참좋은컴퍼니 대표는 "이곳 브랜드들 또한 원가 절감을 이유로 400장 이상의 주문은 해외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소량 주문에 맞서 우리 회사도 품질 향상에 공을 들여왔다"고 말했다. 

 

참좋은컴퍼니는 생산 속도보단 품질 향상에 초점을 맞춰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기계 사용은 줄이고 사람의 손기술이 많이 가도록 제조 현장을 개선했다. 그는 "당장 금전적인 이익보단 품질을 택했다"라며"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늘렸고 최근에는 찾는 브랜드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라 사업 다각화에 더욱 신경을 쓰는 업체도 있었다. 김정훈 <주>동남 과장은 "대형 브랜드들의 대량 주문이 매년 줄어드는 것에 맞서 온라인 브랜드와의 협업을 늘려나가고 있다"라며"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교복사업이나 마스크, 방진복 사업에도 적극 도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에는 한섬 ·제일모직·LF 등 40여 개의 고급 패션 브랜드와 100개 이상의 온라인 패션 브랜드가 있다. 여기에 한국패션산업협회와 각 구(區)마다 위치한 봉제협회가 지자체 및 학교 등과 협업해 봉제산업을 육성 중이다. 2018년에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봉제역사관 '이음피움'을 개관하며 봉제산업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여성용 의류 제작업체 '아이디룩' 박기남 팀장은 "서울시의 경우 봉제산업 활성화를 위해 종사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다른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4대 보험의 의무 가입부터 환경개선사업으로 사업장에 전등, 에어컨, 온풍기 등을 지원해줘 젊은 사람들이 봉제산업에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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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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