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산업 투어] 우주로 가는 기업들

  • 장민제 BYTE CCO
  • |
  • 입력 2021-05-12 16:52

우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우주 인터넷망(스타링크) 구축을 위해 매달 수십~수백 개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고,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오는 7월 처음으로 민간인을 태우고 우주관광에 나선다.

스페이스X·블루오리진 등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소니·캐논 등 일본 기업, 한화와 같은 우리 기업도 우주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왜 우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을까.

◆정부에서 민간으로, 대규모에서 소규모로
흔히들 이제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도래했다고 이야기한다. 과거 인공위성 발사나 우주탐사 같은 우주개발 사업 대부분이 국가 주도로 이뤄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우주 개발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소련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과거 우주 개발이 군사적·과시적 성격이 강했다면, 요즘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우주 개발은 산업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최근 우주 개발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통신·정보·탐사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통신 분야에서는 ‘우주인터넷’이 현실화하고 있다. 초소형 인공위성이 통신사 기지국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 우주인터넷 경우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을 통해 통신이 이뤄지기 때문에 케이블 매설이 어렵거나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격오지에서도 빠른 인터넷 통신이 가능하다.

미국의 스페이스X는 이미 지난해 10월 자사의 우주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 2월부터는 정식 서비스를 위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 예약에만 벌써 50만 명이 몰렸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서비스 구현을 위해 2019년부터 매번 60개씩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고, 어느새 1천500개의 위성이 지구 저궤도를 돌고 있다. 우주를 매개로 한 통신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image01.png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Starlink) 인공위성. [출처:스페이스X]


정보 분야에서도 ‘우주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카메라와 광학기기로 유명한 일본 캐논(Canon)은 올해 초 열린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소형 인공위성을 이용해 찍은 정밀 지구 사진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직접 접근이 어려운 곳의 초정밀 사진정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수집한 정밀 지구 데이터를 이용하면 전 세계 농작물의 작황을 파악해 식량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고, 원유 시추전과 유조선의 변화를 포착해 석유 생산량 예측도 가능해진다.

이런 정보들은 산업적 목적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만큼 전 세계적으로 우주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image02.jpg
캐논(Canon)이 공개한 정밀 우주 위성 사진. [출처:Canon]


민간 우주 탐사를 위한 준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민간인의 우주여행, 나아가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유인 우주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은 화물 100t과 인류 100명을 달 또는 화성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개발 중인 유인 우주 왕복선으로, 얼마 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와 경쟁 관계에 있는 블루오리진도 오는 7월20일 민간인을 태우고 우주여행에 도전한다. 기업마다 염두에 두고 있는 목표는 조금씩 다르지만, 우주 탐사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우주 개발이 다양한 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최근 우주산업에서는 ‘초소형 위성’과 ‘재활용 로켓’이 핵심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큰 위성 하나를 쏘아 올리기보다는 작은 위성 여러 개를 한꺼번에 쏘아 올려 통신망 구축과 정보 수집에 활용하는 것이 대세가 된 것이다.

이런 소형 위성은 수명이 3~7년 정도로 짧다는 단점이 있다. 수명이 다하면 다시 쏘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여러 번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로켓이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매번 60개의 초소형 위성을 한꺼번에 발사하고, 하나의 로켓을 열 번 재활용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최근 우주산업의 경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위성산업을 육성하고 민간 우주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는 10월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소형 위성용 로켓 ‘누리호’의 발사를 앞두고 있고, 앞서 지난 3월 발사된 ‘차세대 중형 위성 1호’는 지구 곳곳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관측 영상을 전해오고 있다.

‘누리호’와 ‘차세대 중형 위성 1호’ 프로젝트에는 국내 민간 우주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한화와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대표적이다.

국내 민간 우주산업은 크게 ⃤발사체 개발 ⃤인공위성 개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발사체 제조 기업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고, 인공위성 제조 기업으로는 KAI와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쎄트렉아이가 대표적이다.

image03.jpg
’차세대 중형 위성 1호’가 촬영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출처: 과기정통부]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그룹이 우주 관련 사업으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기와 로켓에 탑재되는 엔진을 제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초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하며 우주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에 더해 한화그룹은 지난 3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주축으로 여러 계열사의 우주 기술을 한데 모아 ‘스페이스 허브’라는 우주 사업 전담팀을 신설했다. 우주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우주 기업 투자, 아직은 ‘기대’의 영역
그렇다면 우주산업을 혁신하고 있는 기업은 투자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주 관련 투자는 아직 ‘기대’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스페이스X와 몇몇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우주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긴 하나, 우리 기업의 경우 아직 우주 사업을 통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진 않다.

올해 1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긴 했으나, 이는 우주 사업보다는 영상기기와 정밀기계 사업의 호조 때문이었다. 우주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우주 관련 기업이 본격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1월 아크인베스트(ARK Invest)라는 미국의 거대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가 차세대 테마로 우주산업을 꼽으면서부터였다.

지난 1~2월 미국의 우주 관련 기업 주가가 빠르게 올랐고, 우리나라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쎄트렉아이 등 우주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채권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기술주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내리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도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술주 고평가 논란 같은 리스크는 여전히 나스닥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호재가 있지 않는 이상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주 기업 주가가 1~2월처럼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주산업은 분명 유효한 메가 트렌드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전 세계 민간 우주 시장의 규모가 1천2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고,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대규모 우주 기업이 이미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록 아직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완벽하게 상용화하진 않은 상황이지만, 우주산업은 이제 각국 정부가 나서 장려하고, 대기업이 참여하는, 피할 수 없는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주산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장민제 BYTE CCO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member!

대구 경북 디아스포라

더보기

대구 경북 아픈역사의 현장

더보기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