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원장의 건·다·이(건강한 다이어트 이야기)] 비만약 복용 후 부작용이 있다면

  • 주현수 신월성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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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5 07:51  |  수정 2021-06-04 09:29  |  발행일 2021-05-25 제16면

주현수_고해상도사진
주현수 원장〈신월성정신건강의학과〉

비만약을 복용한 환자들 중 많은 분이 '요요현상'으로 고생한다. 약을 먹는 동안 일시적으로 살이 빠지지만, 중단 후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고 이전보다 오히려 살이 더 찌는 경우도 많다고 호소한다.

비만약을 복용한 상당수 환자들이 비만약을 중단한 후 우울감, 무기력감, 공허감을 호소하고 심한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개개인의 정신과적인 증상에 맞는 비만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닌 일률적인 처방으로 인한 것인 경우가 많아서다.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의 식욕억제제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중추신경계에 작용, 정신 상태나 정신 기능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총칭하는 말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우울감, 무기력감, 공허감 등 기분에 작용을 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정신 증상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약을 잘못 처방할 경우 복용 중, 또는 중단 후 우울감, 예민함, 짜증, 흥분, 충동성, 조증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심한 경우 환청, 망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을 경험하거나 우울증 및 자살사고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만약 비만약 복용 후 하루 중 요동치는 감정을 경험하고 예민함, 짜증,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자신의 증상에 맞는 향정신성의약품이 처방됐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약 중단 후 우울증 호소하는 경우 많아
환자특성 고려 않은 일률적 처방이 문제
일부약제는 내성·의존성 등 부작용 심각
자신에게 맞는 약 처방됐는지 검토해야


비만약으로 주로 사용되는 '플루옥세틴'은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항우울제다. 정신과에서 우울증, 강박장애,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섭식장애 등의 질환에 사용하는 정신과 약물이다. 플루옥세틴이 포만감을 준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비만 치료에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지만 이 약의 과량투여는 불안, 떨림, 동공확장, 40℃ 이상의 고열, 경련 등을 일으키는 '세로토닌 증후군'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갑작스러운 중단은 불안, 불면, 우울감 악화, 과민반응,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환자의 정신 증상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고, 투약 시 면밀한 모니터링을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알프라졸람, 로라제팜, 디아제팜 등의 신경안정제 또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과에서 주로 처방하는 약이다. 효과가 뛰어난 만큼 내성과 의존이 심한 약제로 처방 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비만치료 보조약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중 '알프라졸람'은 고역가 약물로 신경안정제 중 중독성이 가장 높고 내성이 심해 장기 복용 시 투여량이 늘어나야 이전과 동등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비만약을 복용한 후 계속 비만약이 다시 생각나는 등의 중독 현상을 경험했다면 이 약을 복용하지 않았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환자 증상에 맞는 적절한 약의 선택과 알맞은 용량은 비만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증상과 무관한 약의 남용은 내성과 의존으로 이어져 비만 이외에 '약물 중독'이라는 질환과 싸워야 할 수도 있다.

비만약을 복용하고 체중감량에 성공한 후 요요현상을 경험했다면 자신에게 알맞은 약을 처방받았는지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체중 감량은 몸에 무리를 주고 약에 의존하게 만들어 육체와 정신 건강을 해롭게 한다. 더욱이 향정신성의약품의 일률적인 처방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주어 무기력감, 공허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해 다시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비만약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인 식욕억제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를 처방받을 경우 정신과 약인만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과 검사를 통해 자신의 체중 증가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약과 용량을 처방 받아야 한다.

또 약물 반응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약물 남용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정신 건강을 지키는 건강한 다이어트 치료를 해야 한다. 적절한 비만약 복용은 보다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 및 유지시켜 주는 것은 물론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어 사람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등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다.

주현수 원장〈신월성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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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수 신월성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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