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힘겹지만 해볼 만한 싸움

  •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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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2   |  발행일 2021-06-22 제22면   |  수정 2021-06-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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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도입 시기로 인해 논란이 있었지만,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전국적으로 25%를 넘어섰다. 올가을 무렵에는 국가 차원의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꿈꾸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뉴스도 종종 접한다. 최근 언론에서 계속 부각되고 있는 백신 부작용 이슈보다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이슈가 훨씬 크게 다가온다. 빈도가 매우 낮지만 백신에 대한 사회적 기피현상으로 연결될 우려가 컸던 백신 부작용 이슈의 경우 다행히도 한국에서는 백신 접종기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반해 변이 바이러스 급속 확산 이슈의 경우 백신 보급이 상당히 앞섰던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주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신규 환자 발생이 백신접종으로 완벽히 통제되지 못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최근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대구 북구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한 영국발 알파 변이는 처음 보고된 뒤 불과 보름 남짓 만에 누적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초기에 보고된 영국발 변이는 그나마 주요 백신에 의해서 어느 정도 예방이 될 수 있지만, 계속 신규 생성되고 있거나 이미 퍼져버린 다른 변이 바이러스 중에는 현재의 백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변이까지도 존재한다. 곧 대량으로 도입될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90%가 넘는 예방률을 보였고, 영국발 알파 변이에도 비슷한 수준의 높은 예방률을 보였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 변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예방률을 갖고 있음이 보고되었다.

다른 주요 백신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는 변이 바이러스를 거의 억제하지 못하는 백신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일매일 확진자가 쏟아지는 인도의 상황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환자 수가 폭증하면 그만큼 변이 바이러스 발생 및 전파의 기회가 높아지게 되는 거고, 전 세계에 계속 새로운 변이를 빠르게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델타 변이도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다. 덧붙여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어떤 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에게서 30여 종의 변이가 발견되었다는 의학 논문이 사전 논문공개 사이트에 공개되었다. 이 환자처럼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이 '코로나 배양기'처럼 변이를 양산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 국민이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어느새 어떤 곳에서 새로 만들어져 퍼져버릴 변이에 우리는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절망감마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얼마전 스콧 고틀리브 미국 전 FDA 국장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유행병이 촉발될 수 있다"고 한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인류에게 강력한 방패가 새롭게 준비되고 있음을 알기에 힘겹지만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변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백신 개발을 시작했고, 기존 백신과 합쳐져서 한번에 기존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예방하는 부스터 샷으로서 활용될 것이다. 물론 변이가 생기고 퍼지는 속도만큼 신규 백신의 개발 및 보급이 빠를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방패들의 힘으로 인류가 결국 이길 것이라는 희망이 공유된다면 변이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에 갑작스럽게 사회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성배 <DGIST 뇌·인지과학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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