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인구지진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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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3   |  발행일 2021-07-23 제23면   |  수정 2021-07-23 07:14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 고령화 국가가 우리나라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정부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225조3천억원을 쏟아붓고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이 저출산 문제다. '인구지진(Age quake)'은 영국의 인구학자 폴 월리스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의 사회적 영향이 지진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다. 그는 생산 인구보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는 것을 리히터 규모 9.1을 기록한 동일본 대지진보다 파괴력이 큰 인구지진 9.0에 비유했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 3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사망자는 30만명을 웃돌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인구 데드 크로스'의 시작을 알렸다.

통계청의 '2020년 출생·사망 통계'에서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27만2천400명으로 전년도보다 3만300명이 줄었다. 출생아 30만명선 붕괴는 2017년(35만7천771명) 첫 30만명대 하락 후 불과 4년 만이다. 40만명 선 붕괴에 16년 걸린 것을 고려하면 인구지진이 시작된 셈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으로 사상 최저였다.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세 번째다. OECD 37개 회원국의 합계출산율은 평균 2.4명이다. '1'을 넘지 못한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합계출산율 1명 미만은 한 세대가 지나면 출생아 수가 지금의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인구지진 방지를 위해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2021∼2025)에 따라 2025년까지 모두 196조원 투입을 발표했으나 사실 인구문제는 돈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치솟는 집값, 사교육비, 일과 가정의 양립, 빈부 격차, 육아 전쟁, 결혼과 출산 등 쉽게 풀기 어려운 수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구조를 뿌리까지 흔들 인구지진을 방지할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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