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우체국 이전으로 경상감영 제대로 복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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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8   |  발행일 2021-09-08 제27면   |  수정 2021-09-08 07:19

대구 중구에 있는 경상감영(慶尙監營)의 경관을 제대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대구우체국 건물의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상감영 경관복원을 위한 우정사업본부 대구우체국의 조속한 이전 철거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지난 6일 '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현재의 대구우체국 건물을 철거, 이전하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을 냈다. 이들의 주장은 대구경북의 상징인 경상감영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자는데 있다. 반쪽 복원이 되면 경상감영이 지역의 대표적인 상징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제 잔재 청산과도 무관하지 않다.

시민모임의 주장은 경상감영의 경관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대구우체국을 그대로 둘 경우 현재의 외삼문(관풍루)과 중삼문이 커다란 우체국 건물의 위력에 눌려 초라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체국 건물이 철거되면 탁 트인 주변 조망과 함께 경상감영의 경관이 한층 돋보이게 된다. 지역의 명승지로 대대손손 자랑거리가 된다. 일제 잔재 청산과 민족정기 복원 차원에서도 우체국 철거는 필요하다. 일제는 당시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하여 경상감영 일대에 우체국과 일본 헌병대 건물을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2035년까지 1천500여억 원을 들여 경상감영 복원을 추진 중인 대구시는 시민들의 염원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선조 34년(1601년) 안동에서 이전한 경상감영은 조선 8도 체제 아래에서 관찰사가 거주하면서 영남지역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경상감영 복원은 대구경북의 뿌리를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감영이 남아 있는 곳은 원주의 강원감영과 함께 전국에서 두 곳뿐인 것도 차별화되는 점이다. 경상감영 복원은 대구 도심의 관광자원을 확대하는 일이기도 하다. 중구 일대에는 근대골목을 비롯한 도심 관광 자원이 많다. 경상감영이 제 모습을 찾는다면 도심 관광 활성화와 주변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된다.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은 대구우체국의 이전을 위해 관련 부처를 설득시키는 데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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