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의 대선 판 읽기] 국민의힘 책임당원 폭증, 누구에게 유리할까

  • 송국건
  • |
  • 입력 2021-10-04   |  발행일 2021-10-05 제5면   |  수정 2021-10-25 19:19
윤석열 "위장당원 포함됐다" 주장하는 까닭은?

2021100400020017547.jpeg
대선출마 후 두번째 부산을 방문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부산진구 서면 지하상가를 방문해 어묵을 맛보며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대선후보 선출 투표권을 갖는 책임당원 중에 '위장당원'이 포함돼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이 발언은 "경선과정에서 내부 총질도 있고 민주당 개입도 있지만, 합심해서 정권교체를 하자"고 강조하던 중 나왔다.

 

 

또 "민주당 정권이 우리 당 경선에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고도 했는데, 이전에 논쟁이 붙었던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홍준표 역선택' 주장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차원이었다. 윤석열은 "위장당원은 국민의힘 후보 선출에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본선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민주당 지지자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당원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가 많다"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위장당원론'을 꺼낸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공직선거 출마자 선출 투표권을 갖는 책임당원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시점에 28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다 보궐선거 압승, 이준석 대표체제 출범에 이어 대선후보 경선 열기가 달아오르자 급증했다. 최근 4개월 사이에 기존 책임당원 수에 육박하는 26만 명가량 늘어났다.


윤석열 캠프의 의혹은 대선후보 투표권을 쥐게 된 신규 책임당원 중 그간 보수진영에 대체로 비우호적이던 젊은 세대와 호남 지역민이 많다는 데서 출발한다. 연령별로는 20대~40대 신규 당원이 무려 11만8천 명에 달했다. 전체 신규 입당자의 44%에 해당한다. 이 기간 50대는 6만 명, 전통적 지지 세대인 60대 이상은 8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역적으론 호남에서 1만 명 이상이 신입 당원으로 등록했는데, 그 직전 4개월 동안 입당원서를 낸 호남 주민이 1천200명이 채 안 됐으므로 갑자기 8.6배 증가했다. 특히 전북은 4배에 그쳤지만 전남에선 19배, 광주에선 17배 폭증했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 세부 분석표를 보면 홍준표 후보는 대체로 2040 세대와 호남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다. 유승민 후보도 이 구간에서 홍준표 후보에겐 뒤지지만 윤석열 후보를 제친다. 2040과 호남의 당원수가 급증한 건 두 사람에게 큰 힘이 된다. 특히 8강을 가린 1차 컷오프에서 20%가 반영된 '당심'은 책임당원 중 2천 명을 무작위 추출한 여론조사로 대체했지만, 2차 컷오프(30% 반영)와 본경선(50%)에선 모든 책임당원(신규 포함 54만 명)이 비대면 투표를 한다.

 

2021100400020017180.jpeg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유 후보는 이를 두고 본인들의 외연확장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에 위장 당원으로 잠입해서 본선에서 상대하기 수월한 후보를 뽑는 역투표를 하려는 것이란 주장이다. 본경선 선거인단 명부 작성일(9월 30일) 직전 마지막 사흘 동안 매일 서울시당에 5천 장, 경기도당에 1만 장의 입당원서가 폭주한 것도 조직적 움직임의 정황으로 본다.

  

2021100401000109300004122.jpg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4일 오후 영주당협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이에 유승민 후보는 "이준석 대표 당선 후 2030을 중심으로 신규 당원이 많이 늘었다. 이분들이 위장당원인가"라며 "윤석열 후보는 증거가 있으면 내놓고 없으면 당원들에게 사과 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에 외연확장력이 생긴 건지, 위장당원이 잠입한 건지는 경선이 끝난 뒤 최근 4개월 사이에 늘어난 당원들이 계속 월 1천 원씩의 당비를 내며 책임당원 자격을 유지할지 지켜보면 알 일이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