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50 넷 제로' 위해서도 '탈원전' 수정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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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4   |  발행일 2021-11-04 제23면   |  수정 2021-11-04 07:09

최근 3개의 장면에 주목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행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연설, 지난달 31일 폐막한 로마 정상회의 그리고 지난달 국감장에서 있었던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발언 내용이다. 이 세 장면의 교훈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탄소중립은 꼭 가야 할 길이나 우리만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되며, 둘째 '2050 넷 제로(Net Zero)'란 다급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유용한 수단은 결국 원전이며, 셋째 탈원전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세계 정상들 앞에서 천명했다. 또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최소 30% 감축하는 내용의 '글로벌 메탄 서약'에도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평균 4.17% 감축된다. 영국(2.81%), 미국(2.81%), EU(1.96%)를 넘는 수치다. 하루 전 끝난 G20 로마 정상회의의 결은 달랐다. '탄소 제로 이행 시간표' 채택에 실패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1·3·4위국인 중국·인도·러시아가 거부했다. 문 대통령의 과감한 도전에 세계 정상들은 박수를 쳤지만 이들의 꿍꿍이셈은 달랐던 것이다. 우리의 온실가스 감축 속도는 선진국보다 2~3배 빠르다. 산업연구원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핵심 산업 6개 분야에서 2050년까지 199조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선진국조차 실리를 챙기는데 우리만 폭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높은 이상은 좋지만 현실의 냉혹함을 잊어선 안 된다.

짧은 시간에 '넷 제로'를 달성하는 데는 원전만 한 방책이 없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저탄소·고효율' 원전 기술 보유국이다. 원전 11기 연장 운영만 해도 발전 부분 탄소배출량을 40% 이상 감축한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도 국감장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태껏 가만있다가 이제야 말문을 연 것은 분명 기회주의적 처신이지만 "(원전 없는 탄소 중립이)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실토는 진정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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