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기후위기와 비건테크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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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1   |  발행일 2021-11-11 제23면   |  수정 2021-11-11 07:08

지구온난화는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기온증가로 아카시아 등의 밀원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천연 꿀 생산량이 급감하고 각국에서 홍수와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기후위기가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채식과 대체육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후위기를 육식을 대체하는 비건테크(vegantech) 산업 육성의 기회로 보고 이에 매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건테크 기업들이 학교와 각 공공단체에 채식위주의 급식을 늘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과도한 육식과 좁은 공간에서 소, 돼지, 닭 등을 대량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은 부작용이 많다.

미국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에 따르면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25.6㎏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2014년 기준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4%가 소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기온상승으로 꿀벌 개체수가 줄고 꽃가루 수정으로 나오는 과일과 채소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선 천연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대체육과 채식 위주의 식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대체육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 등 대체육 스타트업들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대체육 메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용 곤충과 식물성 고기 배양육 투자가 진행 중이다. 일부 기업들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연어요리를 식당에서 제공하고 있다. 파인애플과 옥수수로 가방과 신발을 생산하는 제조업도 등장했다. 대구에선 DGIST 창업팀인 씨위드가 해조류를 활용한 배양육 개발에 나섰다. 기후위기와 동물권리에 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채식을 선택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은 발암물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제 동물 대체재를 제조하는 비건테크는 신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비건테크는 돈이 되면서 지구를 살리는 사업이기도 하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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