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간중심의 따뜻한 미래사회를 꿈꾼다(2022년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지역추진위 출범에 부쳐)

  • 하대성 경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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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2   |  발행일 2021-12-02 제21면   |  수정 2021-12-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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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큰 파도가 태동한 원년으로 기록된다. 그해 7월1일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시행되면서 국내 경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경제활동 목적은 오로지 이윤 창출이라는 맹목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났다. 경제활동을 통해 공공이익과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실제 사회적기업들은 자본과 기술을 넘어 인간 중심의 따뜻한 경제 관념을 선물해주는 창의적이면서도 대안적인 경제·기업 시스템으로 진화했다.

내년이면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시행 후 한 세대의 절반인 15년이 지나는 해다.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사회적경제에서 무엇을 배웠고, 사회적경제는 우리에게 어떤 임팩트를 줬을까. 앞으로 15년, 그 이후를 채워갈 사회적경제에서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남겨야 할까. 경북도 사회적경제 육성과 지원에 대한 현장 리더들의 의견과 조언을 이정표 삼아 내년 7월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사회적경제 박람회'의 화두를 제시해 본다.

먼저, 코로나 극복 이후 우리는 '다시, 세계화'를 맞이할 것이다. 혁신하는 경제와 사회의 원동력은 단연 개방과 교역이다. 이에 내년 사회적경제 박람회의 첫 번째 화두를 'K-Social'로 제안한다. 우리 사회적 경제 현장은 선진국의 좋은 사례와 시스템을 배우는 단계를 지나 '한국적으로 성장한' 사례와 시스템을 소개하는 수준까지 성장했음을 자부한다.

둘째, 마을·주민 공동체 단위의 사회적경제 발전 모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농·산·어촌 등 인구가 적은 지역의 사회적 경제기업은 지역 어메니티를 활용해 일자리와 소득을 만드는 동시에 '한 개의 기업이 한 마을을 바꾸어 놓는' 사례도 아주 많다. 그 사례들을 널리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마을 단위 사회적경제의 확산을 위한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 더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 홍보 패러다임 전환을 생각할 때다. 2020년 한 조사에 따르면, 지역 주민의 사회적경제 인지도가 30% 초반을 넘지 못했다. 현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적절하고 효과성 있는 홍보 수단이 부족해서다. 우리 지역 공동체를 위한 '좋은 물건(서비스)을 만드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확산하기 위한 '국민 공감형 사회적경제 홍보'의 첫발을 내딛는 자리가 돼야 한다. 우수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프로그램과 '박람회 이상의 박람회'를 위한 창의적 방안도 소개될 것이다.

넷째, '사회적 경제형 규제와 기준'을 도입할 수 있는 여론의 장을 대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풀어줘야 하는 규제, 반드시 금과옥조로 지켜야 하는 기준에 대해 대한민국 사회적경제인 및 유관 전문가, 의사 결정권자, 제안자들이 모여 새 경제 시스템에 걸맞는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하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사회적 경제야말로 ESG 경영의 핵심 주자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대형 기관·기업 중심의 ESG 경영·투자를 '사회적 경제 기업과 동행하는 게 가장 의미 있는 ESG'임을 알릴 수 있는 융합형 박람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경제 리더들과 종사자들이 함께하는 '우리들의 축제 박람회'가 될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들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회사 제품(서비스)도 알리고, 고군분투 노력하는 사회적 경제인들에게 색다르고 감흥있는 여행과 축제의 장을 선물해 줄 것이다.

얼마 전 지역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닻을 올린 '2022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민간과 공공, 현장과 행정의 수많은 전문가들, 리더들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보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의 빛나는 미래를 천년고도 경주에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대성 <경북도 경제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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