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영의 삶과 도전 자동차디자인 .3] 6개월간 포드사에서의 인턴 기회...첫 인턴십 포드서 시작, 정규직·학생 차별없이 아이디어 존중 '감동'

  • 우도영 중국 BAIC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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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5   |  발행일 2022-02-25 제21면   |  수정 2022-02-2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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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 실버에로우 디자인. 2018년 미국 페블비치모터쇼에서 발표. 1937년에 만들어진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설적인 모델인 코드명 W125를 현시점에서 재해석해 전기 레이싱 자동차로 재탄생시킨 모델. 콘셉트카로서 양산의 목표로는 삼지않으나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인 EQ를 한 층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위해 디자인 됐다.

1년 3학기제로 운영되는 Art Center College of Design 학교는 일년 내내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 회사에서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교수님들을 초빙해 수업이 이루어지며 수업 내용은 거의 실무에서 다루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배우는 학생들에게 바로 실무경험을 느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기도 했다.

특히 자동차과는 정말 자동차를 좋아해서 지원한 학생이 대부분이라 그 어디보다도 수업 열기가 뜨거웠다. 밤을 새워가며 과제를 준비하는 일은 비일비재했으며, 특히 모델을 준비하는 시기는 며칠을 학교에서 밤새며 완성하기도 했다. 또 특별한 방학기간이 없는 탓에 학생들은 각자 사정에 맞게 학교생활을 이어나간다. 나 또한 전공학기를 3학기 연속 수강하기가 힘들어 교양과목을 별도로 빼서 한 학기를 채우는 방식으로 학교생활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학기마다 수업시간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 우수작품들을 골라 학교 갤러리에 한 학기내 전시장에 전시되기에 출품된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았다.

자동차 좋아하는 학생들만 모인 학교
학생·기업 직접 연결시켜주는 등 장점
포드社서 한 학기 인턴십 제안 받고
디자인 실무 처음 접한 소중한 기회

2000년 모터쇼에 공개된 P2000모델
필자 아이디어 상당히 반영돼 제작
학생이라도 실력 좋으면 기회 다양
회사측서 인턴십 연장 요청 받기도


그중에서 이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회사와 학생을 학교가 직접 연결시켜 준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일단 학교 자체가 워낙 유명해서 회사들이 졸업생들에게 관심도 많이 가지지만, 캘리포니아라는 지역적 특성상 거의 모든 글로벌 회사들이 이 지역에 디자인 위성 스튜디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쉽게 연결 가능한 장점이 있다.

매 학기를 마칠 때마다 항상 수많은 글로벌 회사들을 학교로 초대해 일주일 정도의 기간에 졸업생 채용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기획하고 회사에서 맘에 드는 학생들이 있으면 바로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저학년 학생 중에서 실력있는 학생들도 한 학기 동안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며, 이때 학생들은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해서 프레젠테이션에 임한다. 나에게도 처음으로 그 기회가 찾아왔는데 바로 미국 빅3로 불리는 회사 중에 하나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포드 자동차였다

1998년도 가을학기를 마치고 나는 포드로부터 정식 인턴십 제안을 받고 부푼 기대감을 안고 디트로이트로 떠났다. 인생에 있어서 첫 인턴십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적은 돈이지만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는 것이라 그 감회가 남달랐다.

그때 디트로이트는 겨울이라 굉장히 추운 날씨였고, 눈 또한 엄청나게 내려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예전에도 디트로이트의 겨울 이야기는 많이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느끼는 체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첫날 각종 서류준비를 끝내고 출입증을 부여받고 인턴으로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나는 어드벤스드 스튜디오에 속해져서 인턴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자리를 지정받은 후 같은 팀에 있는 디자이너가 우리들을 회사 이곳저곳 안내하며 소개시켜 주었고 우리는 약간 들뜬 마음으로 인사를 하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한국에서 자동차 디자인 매거진에서 소개되어 알고 있었던, 디자이너로서 맹활약하고 계신 한국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직접 대면 인사를 드리게 되니 무척 감회가 새로웠다. 그 후 많은 조언과 지식을 나누어 주어 아무것도 몰랐던 나의 인턴생활에 아주 큰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그때 당시 디트로이트 본사의 디자인 스튜디오는 크게 4개로 나뉘어 있었다. 하나의 승용차를 디자인하기 위한 스튜디오와 2개의 SUV 및 트럭을 위한 스튜디오 그리고 하나의 어드벤스드 스튜디오, 이렇게 구성되어 있었다.

회사안의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지만 특히 실제로 벽에 걸려있는 디자이너들의 그림들과 그 그림들을 기초로 만들어지고 있는 공업용 점토인 클레이 모델들을 보면서 이것이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하는 일이구나라고 느끼며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인턴으로 생활하며 많은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갔다. 그중에 자유롭게 스스로 정해서 디자인한 프로젝트도 있었고 회사에서 지정해 일반 정직원 디자이너들이랑 같이 경쟁하며 작업을 이어나간 프로젝트도 있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반 정사원과 같이 진행한 프로젝트로 P2000이라는 코드명을 가진 콘셉트카였다.

이 차는 2000년 겨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로, 인턴십 당시에 디자인이 진행된 프로젝트로 나의 아이디어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만들어진 차다. 선택된 아이디어로 직접 모델 만들기도 참여해서 모델러들과 같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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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으로서 배우는 단계였지만 실무를 직접 처음으로 접한, 아주 소중한 기회였는데 이것이 또한 그 당시 미국 회사의 좋은 점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학생 작품이라도 좋다고 평가받으면 바로 회사에서 채용해 실제로 응용되어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그 활약 덕분으로 보통 한 학기로 이루어지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회사 측의 요청으로 한 학기 더 연장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디자인을 할 수가 있었고, 또한 개인적인 프로젝트도 같이 끝내며 나름 알찬 내용의 인턴생활을 마무리했다.

6개월간의 포드에서 인턴십 기회는 나에게 많은 배움을 주었으며 자동차 실무의 첫 경험으로서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인턴생활을 보낸 후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졸업을 위해 마지막 학업을 이어나갔다.

<중국 BAIC 익스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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