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론] 정치적 갈등 해소를 통한 국민통합의 방향

  •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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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16   |  발행일 2022-03-16 제27면   |  수정 2022-03-1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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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3월9일 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치열한 선거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더 아슬아슬했다. 당선된 후보와 패배한 2위 후보 간 표차는 24만7천77표, 0.73%에 불과했다. 대선 표심을 읽어보면 무엇보다 지역, 세대, 성별 간 갈등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호남의 지역 갈등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호남에서 이재명 83.2% 윤석열 13.8%, 대구경북에서는 윤석열 72.4% 이재명 24.3%였다. 세대 간, 성별 간 갈등도 나타났다. 젊은 세대는 이재명을 선호했고, 20대 이하 남자는 윤석열을, 20대 이하 여자는 이재명을 더 지지했다.

대선 표심 외에도 작년 10월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 (Pew Research Center)에서 발간한 선진국의 갈등 연구(Diversity and Division in Advanced Economies)에 따르면 한국의 갈등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미국·프랑스와 함께 사회 구성원들이 인지하는 갈등 심각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나타났다. 또한 정치, 인종·민족, 종교, 도시·농촌 갈등 등 4가지 갈등유형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은 정치적 갈등으로 조사되었으며, 특히 미국과 한국의 응답자 90%가 정치적 갈등이 심각한 상태라고 답했다. 한국의 정치적 갈등과 종교 갈등의 심각도는 1위였으며, 도농 갈등은 2위, 인종·민족 갈등은 3위로 4대 갈등유형 모두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한국의 사회갈등은 심각한 상황이며, 그중에서 보수와 진보 간 정치적 갈등이 가장 큰 문제다. 20대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제1의 정책과제로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정치적 갈등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해석과 수용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하고 이를 기초로 편견 없는 합리적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갈등 해소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대량 보급을 통해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가 일반화되면서 소위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념과 부합하는 뉴스는 진실로, 이념과 다른 뉴스는 허위로 받아들인다. 뉴스의 진실성 여부를 사실이 아니라 신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가짜뉴스 범람의 원인 중 하나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전달과정에는 정보의 진실 여부를 걸러주는 게이트키퍼(gate keeper)가 없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직접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제3의 거름 장치나 편집자가 없는 것이다. 이 점에서 언론 본연의 역할인 사실 검증(Fact checking)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에 전통적인 미디어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음으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권력과 부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배분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진정한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쉽지 않다. 정치인들이 지역·세대 간 차이를 보수와 진보의 차이로 포장해 득표에 이용한 측면도 있다. 즉, 좌우 대립이 이념적으로 극복되기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국민 누구나 지역, 세대, 성별 등 생래적 요인에 구애됨이 없이 실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부와 권력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길이다. 특히 여소야대로 출발하는 이번 정부에서는 협치와 포용 그리고 실력에 따른 공정한 경쟁의 원칙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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