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유세·선거차량 보기 힘들어요" 대구도심 역대급 조용한 선거

  • 이남영,손정섭,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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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5 07:16  |  수정 2022-05-25 07:21  |  발행일 2022-05-25 제4면
후보자 얼굴·공약도 잘 몰라
최소득표율 도입 등 대책 필요

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초단체장 '무투표 당선', 광역의원 '무혈입성' 등으로 대구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고 있다.

평일은 물론 휴일이었던 지난 22일에도 대구 도심에서는 선거 열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오전 11시쯤 중구 동성로와 경상감영공원 일대는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제외하곤 선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선거 때 흔히 볼 수 있던 후보자들의 인사나 악수 모습, 선거 차량을 통한 노래와 동영상 홍보 등 선거 유세 모습은 물론, 선거 벽보조차도 찾기 힘들었다. 같은 시각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선 선거 유세차량 2대만 보였을 뿐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자의 목소리와 지지자들의 함성은 들리지 않았다.

'조용한 선거' 분위기는 이날 오후까지 이어졌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 영남일보 취재진이 달서구 주거단지 인근 통행량이 많은 도시철도 월촌역·상인역·진천역 일대와 유천교 네거리를 차례로 둘러봤지만, 후보들의 현수막만 걸려있을 뿐 현장 유세는 보이지 않았다. 동구 동대구역 일대와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 역시 한 후보의 유세차량에서 노래와 후보 소개 동영상만이 조용히 방영되고 있었다.

대다수 대구지역 시민은 조용한 선거 운동 분위기에 대해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대거 무투표 당선 등으로 선거 유세가 줄어들면서 시민들은 후보자의 얼굴과 공약도 모른 채 후보자가 당선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범어네거리 앞에서 만난 강모(73·대구 수성구)씨 역시 "조용한 정도가 아니라 선거가 있는지 없는 지도 표가 안 난다. 후보자들이 선거 운동을 안 해도 공천만 받으면 될 거라고 생각해 선거운동을 안 하는 것 같다"며 "모든 선거는 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찍어야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후보자가 당선되더라도 시민들의 대표가 아닌 정당의 공천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용한 선거 분위기에 대구 정치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구지역 한 구의원 후보는 "어느 선거보다 무투표 당선자가 많이 나오면서 경선 때보다 선거 열기가 더 없는 것 같다. '최소 득표율 도입' 등 무투표 당선을 없애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면서 "선거 분위기가 조용하니 반응하는 시민들도 덩달아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손정섭·이동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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