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결과에 TK 정치권 후폭풍…자칫 국회의원 금배지 바뀔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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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2   |  발행일 2022-06-03 제4면   |  수정 2022-06-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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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은평구 역말사거리에서 은평구청 광고물 정비팀 직원들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 기초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는 12만8천여 장, 길이로는 1천281㎞에 달하는 선거 현수막이 게시됐다. 현수막을 한 줄로 연결했을 때 서울에서 도쿄까지의 거리인 1천300km에 육박하는 길이다.연합뉴스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대구경북(TK) 정치권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공천 파동이 일어났거나 무소속 후보의 선전이 펼쳐진 지역을 중심으로 2년 뒤 지역 국회의원의 금배지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의 경우 기초단체장, 기초·광역 의원 공천에 있어, 해당 지역 공천심사위원회와 국회의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유권자에게 공천(公薦)이 사천(私薦)으로 평가될 경우 선거에서 참패하는 것은 물론 해당 국회의원에게도 책임이 돌아간다. 실제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구미시장 후보 공천 파동으로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당시 구미에 지역구를 둔 백승주 의원(구미갑)·장석춘(구미을)은 2년 후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가장 난감한 곳은 포항이다. 국민의힘 포항시장 컷오프에서부터 당시 이강덕 후보와 김정재 경북도당 위원장(포항 북구) 사이에 불화설이 돌았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울릉군수 후보자가 낙마하고, 무소속의 남한권 당선인이 압도적 표 차로 승리했다. 포항에 지역구로 둔 김 의원과 김병욱 의원(포항 남구·울릉) 모두 체면을 구긴 셈이다. 특히 이강덕 당선인은 포항시장으로는 처음으로 3선 도전에 성공하며 차기 경북도지사 하마평에 벌써 오르내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포항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소속의 이만희 의원(영천·청도)과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천시장 재선에 도전한 무소속의 최기문 당선인은 국민의힘 박영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최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제7대 지방선거에 이어, 두 차례나 무소속 당선되면서 국민의힘이 맥을 못 추는 지역으로 찍히고 말았다. 의성군수 선거에도 무소속의 김주수 당선인이 국민의힘 이영훈 후보를 압도적 표 차로 이겼다.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지만 불과 109표 차이를 보였던 군위군수 선거도 선거 불복 등 돌발변수가 남아있다.

정희용 의원(고령군성주군칠곡군)의 지역구인 성주군수 선거도 막판까지 진땀 승부를 펼쳤다. 국민의힘 이병환 당선인(1만3천112표)이 무소속의 전화식 후보(1만2천547표)를 565표의 간발의 차이로 앞섰지만 ,현역 의원들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의 당락 여부와 득표율은 곧 공천 책임자인 국회의원으로서는 일종의 성적표"라면서 "국민의힘 후보가 낙선했거나 특표율이 당 지지율을 밑도는 지역의 국회의원으로서는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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