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바다를 향하여 .3] 동해안 생태계가 흡수하는 블루 카본이 탄소 오염도를 줄인다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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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8   |  발행일 2022-06-09 제3면   |  수정 2022-06-20 06:57
제10회 경북해양수산활성화 국제심포지엄 지상중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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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교수- 동해권역 해조 숲 공원과 연구센터 설립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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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원 교수- 해안과 해양 블루카본의 순환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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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섭 교수 - 동해연안 잘피 개념을 나타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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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이기택 교수


10일 오후 1시30분 경북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지원센터에서 열리는 '제10회 경북해양수산활성화 국제심포지엄'은 경북 동해안 해양수산업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해양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집중 탐구한다. 세계 해양의 날(6월 8일)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영남일보가 주관하며 올해로 10회째를 맞고 있다. 특히 영남일보가 2022년 연중기획으로 마련한 ‘바다를 향하여’ 시리즈 연재에 발맞춰 내용과 행사의 질을 크게 높였다. 동해안 바다숲 조성과 블루 카본(Blou Carbon)을 주제로 해외사례를 포함한 다양한 발표가 준비됐다. 심포지엄을 앞두고 사전 입수한 주제발표 내용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기조 강연= 동해안 바다숲 조성과 ‘블루 카본’(이기택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포스텍 교수)


블루 카본(Blue Carbon)은 갯벌·염습지·맹그로브·해초류 등 연안 생태계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의미한다. 연안 생태계를 통해 흡수되는 탄소는 열대·아열대 숲보다 수십 배 이상 지구의 탄소 오염도를 크게 줄인다. 흔히 말하는 ‘바다숲’의 환경적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닷속 해초숲의 탄소 저장(흡수)에 대한 정량화는 아직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해초숲 등이 흡수한 탄소는 바다토양에 저장되면서 그 중 일부를 다시 배출한다. 바다에서 흡수한 탄소는 광합성에 의해 중탄산염(HCO3-) 등과 결합한 용존 무기탄소(DIC) 형태의 성장기를 거친 후 용존 유기탄소(DOC)로 변하면서 탄소 일부가 다시 배출되는 구조다.


포항 오도1리에서 2020년 3월부터 1년 동안 측정한 결과, 오도 바다숲은 흡수한 탄소량의 7% 정도만 다시 배출했다. 이 기간에만 43.7ha의 오도바다 숲 조성지에서 연간 86.2t의 탄소를 흡수한 것으로 측정됐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기준으로 남해(거제 와현리)·제주(행원리) 해역에서 측정된 바닷속 탄소 흡수량은 동해(포항 오도1리)와 비슷하게 측정됐다.


2009년 UN과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 공동으로 출간한 해양의 탄소흡수에 대한 종합평가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된 ‘블루 카본’은 육상생태계보다 훨씬 높은 새로운 탄소흡수원이라고 규정했다. 해조숲, 즉 바다숲은 육지숲에 비해 환경적 가치가 월등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해조숲과 관련해 탄소흡수와 탄소 저장고로서의 안전성 규명은 선결과제다. 이에 따라 동해권역의 해조숲공원과 탄소흡수 안전성 규명에 필요한 연구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신재생에너지_홍지원
홍지원 경북대 교수
◆동해안 블루 카본 자원의 가치와 활용방안(홍지원 경북대 수소 및 신재생 에너지학과 교수)


해양 생태계에 흡수되는 유기탄소인 블루 카본은 블랙 카본과 비교된다. 블랙 카본은 흔히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에 의해 발생하는 탄소다. 탄소의 약 절반이 대기 중에 축적된다. 또 배출된 블랙 카본의 약 20%는 블루 카본이 흡수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블루 카본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바로 연안 블루 카본(Coastal Blue Carbon)으로 공식적으로는 맹그로브·염습지·해초류 등이다.


맹그로브숲은 지표면의 약 0.7%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탄소 매장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염습지는 열대우림보다 약 55배 이상의 흡수속도를 가진 가장 강력한 탄소 저장소다. 해초류(잘피밭)는 전 세계 해저 면적의 약 0.2%에 불과하지만 전 지구적 탄소 매장량의 약 10%를 차지할 만큼 기여하고 있다.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는 블루 카본 연구 및 교육에 특화된 '환동해 블루 카본 센터구축사업' 및 '블루 카본 R&D 과제'기획을 추진 중이다. 주요 사업은 동해 토착 해조류 자원의 블루 카본 흡수원 국제인증 연구다. 서해와 남해의 최대 수심은 227m이지만 동해는 1천684~4천49m로 해조류 블루 카본 연구 및 실증사업의 최적 후보지다.


조류 활용기술 상용화 및 산업계 발생 온실가스 저감 연구도 주요 사업에 해당한다. 동해 경우 남쪽은 아열대, 북쪽은 아한대 기후대에 속한 긴 해안선을 가진 지형적 특성에 의해 조류의 종 다양성이 풍부하다. 따라서 지역 내 온실가스 배출 사업장과 연계시켜 조류자원의 고밀도 대량 배양을 위한 탄소원으로 활용해 ‘카본 크레딧’으로 확보할 수 있다.


잘피숲 복원 및 조성을 통한 복합기능 연구도 주목된다. 우리나라 천연 잘피숲은 1970년대 이후 70~80%가 파괴돼 현재 50~70㎢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서식지 조성 및 복원 대상 지역에 대한 생리, 생태 조건의 연구가 먼저 선결돼야 한다.


해양교육센터를 설립해 해양 생태계 보전 및 해양 생물자원 활용 관련 체험 및 현장실습 프로그램의 개발·운영도 필요하다. 향후 환동해 블루 카본 센터 인프라를 활용한 시범사업으로 울릉도 '탄소 제로 해조 마을' '해조·해초류 생물 다양성 센터' 설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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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섭 부산대 교수
◆우리 연안 잘피 블루 카본(이근섭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잘피(Seagrasses)는 육지의 잡초에 해당된다.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거의 모든 해안에 분포하며 우리나라 연안에는 9개 종이 있다. 연성 저질에 서식하는 거머리말 속(Zostera)이다. 동해 연안에는 왕거머리말·포기거머리말이 서식한다. 남해안 전역에 분포된 해호말도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 등은 우리나라 잘피 분포 면적을 55~70㎢로 추정한다. 호주 5만1천㎢, 인도네시아 3만㎢, 일본 500㎢, 미국 플로리다는 1만㎢로 추정된다. 지구 전체는 한국 분포 면적의 1만~2만배로 계산된다.


우리나라 남해안(5곳), 동해안(2곳), 서해안(2곳)의 잘피 서식지 내 유기탄소 저장량의 평균은 74.5 MgC ha-¹이며, 퇴적물(Sediments) 내 유기탄소 저장량은 98%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 연안의 잘피 블루 카본 저장성 향상을 위해서는 잘피 생육지 복원 및 조성, 해호말 분포면적의 정확한 파악, 잘피 면적의 적절한 학문적 정의 등이 필요하다. 또 적절한 퇴적물 유기탄소 함량 측정과 저장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요인도 파악해야 한다.


정리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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