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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경북 경주시 안강읍 안강전통시장 오일장축제에서 '호기 놀이(민속놀이)'를 주제로 난타팀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지난 4일 오후 경주시 안강읍 안강전통시장. 2년여 만에 흥겨운 노래와 박수소리가 오일장을 흔들었다.
이날 안강읍 전통시장에는 지역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크레센도·보라손·알비나·다모아·청춘난타 등 12개 팀의 공연이 펼쳐졌다. 문화예술인은 모처럼 무대에 올라 신나는 공연을 펼쳤고, 장날 시장에 나온 주민들은 공연을 즐기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56)은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이 이렇게 활기찬 것은 처음"이라며 "공연이 재미있고 신났다. 예전의 시끌벅적한 시장 모습을 되찾은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공연을 펼친 한 예술인(32)도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시민들이 뜨겁게 반응해줘서 공연하는 내내 신이 났다"며 "앞으로 이런 공연무대가 좀 더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공연은 경주시가 지역을 5개 권역별로 나눠 5억원을 투입해 진행한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공연·전시 지원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북부권역(안강읍, 강동·천북면)에서 기획한 ‘호기 놀이(민속놀이)’를 주제로 한 축제 마당에서 선보인 난타공연이다.
경북 경주시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는 문화예술 공연·전시 지원사업이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가뭄에 단비가 되고 있다. 이 사업은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공연무대와 전시공간을 마련해줌으로써 예술활동의 숨통을 트여줬다.
경주시를 중심·동부·서부·남부·북부권의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특성에 맞는 38개 팀의 공연과 24개 팀의 작품전을 진행하고 있다.
북부권역에서는 '호기 놀이 축제'외에도 오는11일까지 안강읍 렘트갤러리와 북경주행정복지센터에서 지역예술인의 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강동면행정복지센터는 24일, 천북면행정복지센터는 다음 달 2일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남부권역(외동읍, 불국동, 내남면)은 ‘봄날 남경주 아트스테이지’를 주제로 이달에 각 학교와 연계해 ‘흥나! 신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남부권 각 학교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홍보용 인형극을 학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3·4일에는 불국사 주차장 앞 야외무대 일원에서 공연·전시·체험 행사로 ‘토함산 아랫마을 페스타’를 열었다. 축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공연과 불국사 숙박 단지의 도서관과 식당·커피숍 등 12곳에서 공예품과 미술품을 전시했다. 불국사 숙박단지는 경주의 수학여행지였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생들의 발길이 끊겨 애를 태우던 곳이다. 이러한 가운데 공연·전시가 열려 관광객과 문화예술인이 어우러져 모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부권역(건천읍, 산내면·서면)은 ‘산과 들에 예술 꽃피워라’를 주제로 오는 18·19일, 25·26일 아화역을 중심으로 공연·전시·체험행사가 이어진다.
동부권역(감포읍, 문무대왕면·양남면)은 감포 공설시장에서 13일, 양남 공설시장은 19·24일 지역예술인의 공연이 펼쳐진다. 또 ‘경주 바다마을 골목 문화제’가 18·19일 감포읍 해국길 일원에서 열린다. 음악회, 사진·그림 전시회, 마술쇼가 진행된다.
중심권역은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인 ‘황오플리마켓’ 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시는 권역별 문화예술 활성화에 이어 10일부터 봉황대 고분에서 ‘봉황대 뮤직스퀘어’를 재개해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문화예술인의 안정적인 작품활동 지원을 위해 권역별 공연·전시·체험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문화예술 활성화 사업이 일회성 축제 형식의 지원이 아닌 청년 일자리 창출, 권역별 지역 특색 반영,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 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송종욱
경주 담당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