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MB 사면 문제에 '전례' 언급…사면 검토 속도낼까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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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  발행일 2022-06-10 제4면   |  수정 2022-06-10 09:52
윤대통령, MB 사면 문제에 전례 언급…사면 검토 속도낼까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전례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답을 피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답변으로, 일각에선 '사면 검토'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20여 년 수감생활 하는 것은 안 맞는 것 같다. 전례에 비춰서라도…"라고 말했다.

이는 통상 퇴임 뒤 지난 정권에 대한 '사정 태풍' 속에 구속 수감되더라도 단기간에 사면으로 풀려났던 전직 대통령들의 '전례'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면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문재인 정부 방침의 영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말 '성탄절 특사'로 4년9개월 만에 석방됐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장 복역 기록이었다.

특히 이는 윤 대통령이 전날 출근길에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낀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입장으로 풀이된다. 수감 중인 이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 악화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교정 당국의 형집행정지 결정 여부와 상관없이 8·15 광복절을 계기로 사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의 사면 관련 발언이 나온 직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사면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다시 검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되고 있는지 말씀드릴 순 없고,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신 것이니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광복절 특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야권의 사면 요구와 맞물려 돌아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기업인 사면을 요구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측의 경우에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에 대한 사면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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