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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호국영웅 초청 소통식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북한 도발에 맞선 호국영웅 및 가족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등의 장병과 가족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웅 초청 소통 식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대통령실 측은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간담회에는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해군 대령)과 전준영 예비역 병장을 비롯한 장병들, 고(故) 민평기 상사 모친이자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천안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했던 윤청자 여사 등 20명이 참석했다. 또한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중상을 입은 이희완 해군 중령과 2015년 DMZ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양쪽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도 참석자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대접견실에서 식사에 앞서 "나라를 지킨 영웅을 제대로 예우하고 유가족의 억울함이 없도록 따뜻하게 모시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마음은 지금도 똑같다"고 말했다.
또 "국민과 함께 국가의 이름으로 나라를 지키는 영웅들을 기억하고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국가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호국영웅들의 희생을 이제까지 국가가 제대로 예우하지 않았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밝혔던 보훈 정책 강화 방침도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 호국 영웅과 그 가족을 최대한 예우를 갖춰 대접해 눈길을 끌었다. 청사 입구에선 참석자들의 입장과 귀가 시 국방부 의장대 도열이 이뤄졌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실을 찾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1층에 레드카펫도 깔렸다. 윤 대통령은 오찬 후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 윤석열'이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 액자를 유가족에게 건넸다. 참석자들에겐 대통령 손목 시계도 전달됐다. 오찬이 끝난 뒤엔 윤 대통령이 참석자들이 버스를 타는 곳까지 나가 배웅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란 점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호국 영웅과의 만남과 예우가 국민통합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정부처럼 정치적 환경에 따라 호국영웅들이 국가에 냉대받고 소외당하거나 평가절하되는 일이 없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합당한 예우를 받아야 한다는 대통령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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