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헌화한 뒤 분향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놓고 15일 여야 정치권이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 여사가 김해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지인과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과 의혹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무속인' 의혹은 사그라들었지만,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 직원이 동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야당은 '비선 프레임'까지 제기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윤 대통령과 여권에선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했지만, 내부적으론 대통령 배우자를 위한 조직인 '제2부속실'의 필요성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김 여사를 겨냥해 "공사 구분을 하지 못한 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봉하마을 지인 동행 논란을 언급한 뒤 "수행원 역시 지인이나 친구 자격으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폐지와 (김 여사의)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으나 막상 김 여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 내조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답변이 60%가 나왔다"며 "윤 대통령이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로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 집중하도록 할지, 아니면 국민들께 공약 파기를 공식 사과한 뒤 제2부속실을 만들고 제대로 된 보좌시스템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과 여권은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봉하마을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지금 공식적인 수행, 비서팀이 전혀 없어 혼자 다닐 수도 없다. 방법을 알려달라"고도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여사 공개 일정이 많아지면서 제2부속실을 아예 만들자는 정치권 의견이 나오는데…'라는 질문에는 "봉하마을도 비공개 일정인데 보도된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비공식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할지,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할지,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번 국민 여론을 들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는 김 여사를 공적으로 지원할 조직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강신업 변호사가 이끄는 팬클럽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제2부속실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 기구를 만들면 민주당이 엄청난 비판을 할 것"이라며 "부속실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고, 지금 있는 기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준석 대표는 라디오에서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경로를 통해 (사진 등이) 공개돼야지, 가는 곳마다 실시간으로 (동선이) 사적 공간(팬카페)으로 유출되고 이러면 경호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그런 건 좀 점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언주 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차라리 제2부속실을 부활하는 게 좋겠다"며 "공식화하게 되면 불필요한 논란이 안 나온다"고 언급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