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광어 다운샷 낚시...무의도~소무의도~해녀도 전역서 미터급 대광어 포악한 입질

  • 김동욱 월간낚시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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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7   |  발행일 2022-06-17 제37면   |  수정 2022-06-17 09:13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광어 다운샷 낚시...무의도~소무의도~해녀도 전역서 미터급 대광어 포악한 입질
소무의도 해역 수심 20m권에서 대광어를 낚은 배광진씨.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생선회를 꼽자면 아마 광어가 첫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광어회만큼은 즐기는 사람이 많다.

수도권 낚시꾼 특히 바다 루어낚시를 즐기는 꾼들의 출조 계획표를 보면 5월에는 '광어 다운샷'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지금 국민 생선회 광어를, 그것도 자연산 광어를 맛볼 수 있는 황금 시즌이 열리고 있다.

나는 영종도 남서쪽 끝에서 무의도로 넘어가는 길에 있는 작은 포구를 찾았다. 잠진도 선착장. 광어 다운샷 출조를 하는 영종도 라이즈호(선장 박경식)에 오른 시각은 오전 5시 30분. 새벽바람이 살짝 불고 있긴 하지만 바다는 비교적 잔잔한 편이다.

"잘 나오는 편은 아니에요. 어제와 그제 조과는 6~7마리 정도. 씨알은 50㎝ 전후급이 많아요."

박 선장은 인천권에서 대광어 열풍이 불던 4~5년 전보다 조황이 주춤하다고 말한다.

표층수온 13.3℃ 1시간여 4마리 올려
수심 20m바닥 입질후 떠오른 대광어
꼬리지느러미 끝이 75㎝ 눈금 가리켜

묵직한 느낌의 밑걸림 "또 큰놈이네"
녀석 힘에 목줄 터졌지만 뜰채에 쏙

6월초 다운샷 포인트 올라가는 수온
산란 끝낸 묵직한 광어들 대거 입질



◆어제 오후 마릿수 히트했던 곳

7~8명의 꾼들을 태운 라이즈호는 선착장을 미끄럽게 빠져나간다. 30분 정도 달린 배가 도착한 곳은 소무의도 남쪽 해녀도 앞.

"어제 종일 부진하다가 오후 늦게 여기서 다 입질을 받았어요."

박 선장은 어제 오후에 찾아낸 포인트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오늘 오전에도 여기서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본 거다.

박 선장의 '촉'은 정확했다.

"히트~!"

왼쪽 선미에 있는 정철훈씨의 일성이다. 펄이 들어간 빨간색 웜을 내려 수심 19m 바닥에서 입질을 받았다. 이윽고 수면에 올라온 녀석은 50㎝ 정도 되는 광어. 스타트가 좋다.

15분 후 이번에는 뱃머리에서 히트 소리가 들린다. 라이즈호 단골꾼 김안국씨가 비슷한 씨알의 광어를 낚아낸다. 이번에도 펄이 들어간 빨간색 웜에 반응했다.

곧이어 선실 오른쪽에 있는 이원식씨와 오른쪽 뱃머리에서 아들 건희(13)군과 함께 채비를 내리던 한상열씨도 입질을 받는다.

라이즈호는 이렇게 첫 포인트에서 불과 1시간 동안 4마리의 광어를 올렸다. 이날 어탐기에 찍힌 표층 수온은 13.3℃. 그런데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 남동풍이 불기 시작한다. 살짝 불안해지는 조짐.

박 선장은 키를 잡고 소무의도 쪽으로 올라간다. 여기서 꾼들을 모두 오른쪽으로 옮긴다.

"한쪽으로 늘어서서 흘려볼게요."

배 오른쪽을 바람 부는 방향으로 돌려놓고 꾼들의 채비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거다. 조류는 1.2노트의 속도로 흐르고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광어 다운샷 낚시...무의도~소무의도~해녀도 전역서 미터급 대광어 포악한 입질
박경식(오른쪽) 선장이 채비가 서툰 꾼에게 다운샷 채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옇고 커다란 빨래판 불쑥

여기서 김안국씨와 이원식씨가 한두 마리씩 광어 입질을 받는다. 씨알은 고만고만하다. 50㎝ 전후급. 마릿수 입질은 큰 불만이 없지만 낚이는 씨알이 아쉽다. 그런데 이때….

"우와~! 이건 힘 좀 쓰는데…."

뱃머리 오른쪽에 있는 배광진씨가 배 밑으로 빨려 들어갈 듯 휘어진 낚싯대를 세우며 버티고 있다. 수심 20m 바닥에서 받은 입질이다. 낚싯대 휨새를 본 박 선장은 바로 뜰채를 챙겨 들었다. 이건 대광어라는 걸 직감한 것.

"천천히, 천천히…."

박 선장이 배광진씨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릴을 감는 배광진씨의 오른손에 힘이 들어간다.

수심 20m. 그리 깊지 않은 포인트인데, 녀석의 정체를 확인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이윽고 수면 가까이 올라온 놈. 허연 배를 뒤집는다.

"우와~ 크다, 커~!"

"대광어네, 대광어~!"

옆에서 랜딩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꾼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른다.

"퍼드덕~, 퍼덕~!"

수면 위로 올라온 광어, 자신의 눈앞에 커다란 뜰채가 보이자 마지막 몸부림을 친다. 이윽고 뜰채 속으로 쑥 들어간 녀석. 뜰채 안이 좁다는 듯, 빨래판 몸통을 아치 모양으로 굽히며 체념한다.

박 선장이 뜰채에서 꺼낸 광어를 갑판 위 테이블 줄자에 눕혀본다. 꼬리지느러미 끝이 75㎝ 눈금을 가리킨다.

"광진이 오늘 인생 고기 낚았네."

옆에 있던 친구 김안국씨가 부러운 눈으로 축하한다. 비록 미터급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인천권에서 보기 드문 씨알이 출몰한 거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다시 해녀도 쪽으로 옮겨 오전 그 자리에서 또 한 번의 축포가 터진다.

"뭐지…?" 선실에서 후방 카메라를 보던 박 선장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왼쪽 선미로 나간다. 정철훈씨가 한껏 휜 낚싯대를 들고 버티고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광어 다운샷 낚시...무의도~소무의도~해녀도 전역서 미터급 대광어 포악한 입질
이원식씨가 씨알 좋은 광어를 랜딩하고 있다.
◆미터급 대광어를 노리는 꾼들

"밑걸림 아니야, 감아보세요."

오늘 가장 먼저 입질을 받았던 정철훈씨는 묵직한 느낌을 밑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분명 초릿대가 쿡쿡 처박고 있다. 천천히 돌아가는 릴 스풀에 원줄이 감겨 들어간다.

"와~! 이것도 큰 놈이네~!"

좀 전 배광진씨가 낚았던 것과 비슷한 씨알의 광어다.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천천히…."

박 선장의 뜰채가 물속으로 내려간다. 이때….

"탁~!"

[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광어 다운샷 낚시...무의도~소무의도~해녀도 전역서 미터급 대광어 포악한 입질
정철훈씨가 들고 있던 낚싯대가 하늘을 향해 쭉 펴진다. 목줄이 터진 거다. 광어는…, 그러나 운이 없던 이 녀석. 박 선장이 받치고 있던 뜰채의 망속으로 쑥 들어간다. 계측자 위에 올려본 녀석의 꼬리지느러미는 아쉽게도 70㎝ 눈금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후 라이즈호는 무의도·소무의도·해녀도 해상을 돌며 드문드문 입질을 받았다. 김안국씨는 뱃머리에서 이날 혼자 7마리의 광어를 낚았고, 선실 오른쪽 이원식씨도 3~4마리 입질을 받았다. 최근 들어 가장 호황이었다.

6월 초 지금 인천권 광어 다운샷 포인트의 수온은 하루하루 올라가고 있다. 지금부터는 산란을 끝낸 광어들의 포악한 입질이 이어질 것이다. 참고로 광어의 포획 금지 체장은 35㎝ 이하이다.

▶출조 문의 | 영종도 라이즈호 010-9156-8299 risefishing.sunsang24.com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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