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비서관 부인, 尹 스페인 순방 동행 논란…'金여사 사적수행' 여부 두고 야권 공세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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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6   |  발행일 2022-07-07 제6면   |  수정 2022-07-06 17:27
인사비서관 부인, 尹 스페인 순방 동행 논란…金여사 사적수행 여부 두고 야권 공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스페인 순방 당시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부인 A 씨가 동행한 문제가 정치권의 공방으로 번졌다.


대통령실은 A 씨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보수도 받지 않는 자원봉사 성격으로 참여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비선의 공무집행'이라고 규정짓고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까지 빗대며 총공세에 나섰다.

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A 씨는 윤 대통령 부부보다 앞서 '선발대'의 일원으로 스페인으로 출국했고, 귀국할 때는 대통령 전용기인 1호기에 탑승했다. 주요 쟁점은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해외 일정에 동행한 것 자체가 '이해 충돌'에 해당하는 지 여부다. 즉 항공편과 숙소가 A 씨에게 지원됐기 때문이다.

또 A 씨의 스페인 방문 기간 수행한 업무가 김 여사 일정 관련이었는지 여부도 쟁점 거리다. 앞서 김 여사는 김해 봉하마을 방문 시 지인 동행으로 이미 논란이 됐던 만큼, 민간인 신분의 지인들이 사실상 제2부속실 역할을 수행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인인 A 씨가 현지에서 김 여사를 수행한 적이 없었다면서 A 씨는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은 기타 수행원 신분이라고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보수를 드리는 게 맞는다"며 "A 씨가 민간 전문가라 행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인사비서관 부인이란 면에서 이해충돌 등 여러 법적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스스로 무보수 자원봉사를 자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 씨가 11년가량 유학하는 등 해외 체류 경험이 풍부해 영어에 능통하고, 기존 회사에서 국제교류 행사 기획 등을 담당해 관련 경험이 풍부해 도움을 주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A 씨가 대통령실에 근무한 적이 있었으며 채용 절차가 추진됐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A 씨는 유명 한방의료재단 이사장의 딸로, 한방 관련 회사 대표를 지냈으며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4월30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A 씨가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있다는 점도 확인시켜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외교부도 국제 행사를 기획하는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꼭 발탁해서 데려갔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A씨가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 있다"며 "행사 기획이라는 게 여러 분야가 있고 전문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부부의 의중도 잘 이해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통령과 A 씨가 오랜 인연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 오히려 '비선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 씨의 인선에 윤 대통령 부부의 의중이 반영됐는가라는 질문에도 "모든 행사의 기획, 준비 과정은 다 대통령의 뜻과 의중이 반영될 수 있다"라고 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두고 '비선 논란'을 언급하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정농단 주범인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라면서 "최순실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또 "한 나라의 대통령, 부인이 공식적인 수행원이 아닌 지인을 수행원으로 등록해서 가서 대동하고 국무를 봤다면 이것은 국가의 기강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당하게 공무를 수행했다면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A 씨는 '특별수행원'(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윤 대통령의 공적 업무를 도왔으며, 필요에 따라 민간인도 공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의 설명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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