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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은 금통위는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등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상승률도 5월 전망치(4.5%)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은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올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것이란 시장 전망에 대해선 "물가 상승세가 높아 지금 기대로는 합리적"이라면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 2.75% 아래가 될 지, 3.00%가 될 지 여부는 주요 선진국 금리와 유가, 경기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 금리 격차는 0.50∼0.75%포인트로 벌어졌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26∼27일(현지 시간)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 기준금리가 0.00∼0.25%포인트 높아져 금리 역전이 현실화한다.
지속적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가계대출자 이자 부담은 불어날 전망이다. 청년층,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영끌족', '빚투족' 등의 이자 및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가계 신용(빚)통계를 보면, 올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천752조7천억원에 이른다. 5월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77.7%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고, 대출금리가 같은 수준으로 오르면 추가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약 3조 4천억원 증가한다. 이번 빅 스텝 영향으로 이자 증가액만 약 6조8천억원에 달하게 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인상되면 연간 가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은 16만 1천원 커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올해 남은 세 차례(8·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올해 말 7%대를 넘어 8%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 이자 부담도 커진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업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천억원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 이자 증가액은 2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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