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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강민구 대구 수성구갑 지역위원장, 권택흥 대구 달서구갑 지역위원장 |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출마자들은 대부분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인물들로, 시당 조직 재건과 자신의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시당위원장 직에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민구 대구 수성구갑 지역위원장은 14일 대구 중구 대구시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부겸 전 총리의 일당독점 정치 구도 타파의 정치신념을 이어받아, 민주당 대구시당의 혁신적 변화에 앞장서겠다"고 대구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했다.
강 위원장은 현재 시당 지도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시당 지도부의 가장 큰 문제점을 '불통'이라고 언급한 뒤 "대구 민주당은 지난 대선 패배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시민 전체의 민심을 제대로 살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향후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강 위원장은 "시당위원장 직을 개인의 영달을 위해 차기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려 한다는 여론이 당원 사이에 만연해 있다"며 "저는 다음 총선에서 당당하게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였던 수성구갑에 도전해 당선되겠다"고 공언했다.
강 위원장은 △정책자문위원회를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 △지방의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 마련 △시정감시단·민주당-대구시 정책협의체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같은 날 민주당 권택흥 대구 달서구갑 지역위원장도 시당위원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권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시당은 대선 패배와 지방선거 공천 파행으로 발생한 당내 갈등과 분열로 존폐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분골쇄신의 각오로 시민들에게 대안 정당, 당원들에게는 자긍심을 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또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대구 경북 몫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1명 이상 배정을 대표 공약으로 세웠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정당화의 핵심은 TK의 지지세를 확보하는 동진 정책"이라며 "이를 위해 대구 경북에 비례 국회의원을 각각 1명 이상 배정하고, 민주연구원 대구분원 유치를 통해 중장기적 집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역위원장들과의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를 통해 민주당 2만 당원 시대를 열어 2024년 치러질 총선 승리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들 외에도 정종숙 북구갑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김성태 전 대구시의원도 대구시당위원장 선거전에 가세할 전망이다. 전날(13일)에는 김용락 수성구을 지역위원장이 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례적으로 출마자들이 연이어 등장하다 보니, 배경을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 되면서 TK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더라도 정부 산하 공공기관 진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 낙선자나 총선 출마 예상자들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따라서 시당위원장에 출마해서 시당 조직을 키운 뒤 향후 총선 출마 등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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