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대 박사의 '똑똑한 스마트 시티·따뜻한 공동체' .15] ABB로 만드는 스마트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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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2   |  발행일 2022-07-22 제21면   |  수정 2022-07-22 06:46
AI·빅데이터·블록체인 3가지 기술 결합…시민들 꿈꾸던 미래 '완벽 구현'
지능형 CCTV 모니터링으로 범죄 예방·교통체증 해소
시민들 습관·요구사항 미리 파악해 다양한 문제 해결도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주식으로 성장하는 유기체인 만큼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처리 가능한 스마트도시 구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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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어느 날 아침, 일어날 시간이 되자 집 안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잠에서 깨 침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집 안의 에어컨이 작동하고, 커피 머신이 커피를 만들 준비를 시작한다. 세수 하러 화장실에 들어가면 화장실 거울 한쪽에 오늘 날씨와 더불어 어제 있었던 야구 경기 하이라이트와 결과가 영상으로 나온다. 커피를 마시며 "오늘 주요 일정은?"이라고 말하면 집 안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오늘 일정을 들려준다. 옷장 거울 앞에 서서 "오늘 무슨 옷을 입을까?"라고 물으면 옷장에 부착된 카메라가 신체 위치 등을 인식하고, 여러 스타일의 옷을 보여준다. "이걸로 할게"라고 말하면 해당 옷이 들어 있는 칸에서 불이 깜박인다. 옷을 입고 "자동차 시동 걸어줘"라고 말하면 주차된 차에 시동이 걸리고 가장 좋아하는 온도를 맞추기 위해 에어컨이 작동된다. 차를 타면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다.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차 안에서 오늘 할 일과 최신 뉴스를 읽을 수 있다. 윤주탁 에이블랩스 운영자가 '디지털 경제'에서 제시한 7년 뒤 스마트시티를 살아가는 우리의 아침 일상 모습이다. 이 중에 어떤 서비스는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부분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사례에서 보여주는 서비스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은 에이비비(ABB)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빅데이터(Big Data)·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이다.

◆ABB가 바꾸는 스마트시티

최근 대구는 에이비비(ABB)로 뜨겁다. 민선 8기를 시작하면서 ABB산업 환경조성과 유망기업 유치를 주요 시정목표로 선정하고, 관련 기관의 통폐합도 추진한 바 있다. ABB는 산업이라기보다 엄밀한 의미에서 기술 쪽에 더 가깝다. ABB는 근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을 구성하는 하부 기술영역이다. 소프트웨어산업을 구성하는 기술은 상호 간 되먹임(feedback)을 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전후방 밸류 체인을 형성하는 특성이 있다. ABB 역시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며 기술에서 산업으로 진화하는 형국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ABB는 최첨단 정보통신의 기술을 사용해 도시기능을 전산화한 후, 각기 다른 기능을 상호연결해 지능화하는 스마트시티의 모습도 바꾸어 간다. 인공지능은 도시의 비디오 감시나 지능형 CCTV를 통해 사람의 행동과 사물탐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범죄가 일어날 조짐을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차량정체 구간과 주차장을 인공지능기반으로 운영함으로써 교통체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건물을 지능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에너지 절감과 탄소 배출량을 눈에 띄게 줄이고, 자원 재활용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또 인공지능은 행정을 도와서 재해 발생 시 뉴스, 경보, 경고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응한다. 최신 행정 인공지능 플랫폼은 시민의 습관과 요구사항을 미리 파악하는 기능이 탑재돼 다양한 렌즈를 통해 문제에 대한 잠재적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스마트시티에 잘 작동되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바로 도시의 빅데이터 시스템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주식(主食)으로 먹는 유기체다. 스마트시티에서 빅데이터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먼저 사물인터넷과 센서를 통해 많은 촉수를 만들고, 시민의 활동 데이터를 확보하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 생성된 데이터의 품질을 균질하게 만드는 정제 활동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공공 도시 데이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실시간으로 저장하고 개인정보 비식별화 처리를 안전하게 관리하며 데이터 활용 성숙도를 높여야 한다.

블록체인은 공공 또는 사적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거래정보를 체인 형태로 연결된 블록에 저장함으로써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열람하면 연결된 누구나 그 결과를 알 수 있으며, 복제, 위변조가 불가능한 암호화 기술이다. 에스토니아와 두바이는 전자시민권, 치안, 의료, 전자 투표, 전자여권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항저우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도시 내 모든 시설을 자동화하고 금융거래를 비롯한 출생과 사망증명서 발급, 투표에 이르기까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하여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기록되고 보관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도시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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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TP 디지털융합센터장

◆ABB로 만드는 대구 스마트시티 희망

스마트시티는 매일매일 발전하는 신기술을 도시에 적용하는 일차적인 개념에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서 구글 사이드워크 랩의 스마트시티 구축 실패사례는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준다. 토론토 쿼사이드(Quayside) 4만8천562㎡를 유토피아로 개발하려던 구글은 2020년 5월 코로나로 인해 재정투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계획을 포기했다. 하지만 재정투입은 표면적인 이유다. 기술에 대한 오만함을 믿은 사이드워크의 하향식 접근은 토론토 시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스마트시티 기술이 최적화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멋져 보이게 하는 요소를 없애 버렸다. 가령 토론토 시민은 다양한 이웃 사이에서 혼란함을 느끼면서도 강렬하고 우연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하지만 도보나 도로, 건물, 숲에 대한 시민의 요구를 ABB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시티 기술은 정량화와 통제라는 미명하에 묵살하였다. 결국 쿼사이드를 후원했던 사람들조차 등을 돌리면서 구글은 손을 들게 되었다. 사이드워크의 쿼사이드프로젝트 실패가 주는 교훈이 있다면 바로 스마트시티 구축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시민 요구에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시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핵심 기능을 희생해야 한다면 그 기술의 운명은 이미 실패를 노정하고 있다.

다행히 ABB로 만드는 대구의 스마트시티에 희망이 보인다. 홍준표 시장의 민선 8기 시정과제 중 하나로 'ABB 행정도입을 통한 시민 편의 확대'가 있다. 구체적으로 대구시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시민들과 도시에 발생하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ABB 관련 기술로 해결책을 만드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서 생활악취와 대기질 관리를 예측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시의 참여도이다. 기존 대구에서 운영하였던 도시문제발굴단이나 시민과학자들과 연계하며 시민이 기술 개발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리빙랩을 통해 시민 체감도와 효능감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시민은 현명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ABB 기반 스마트시티는 그렇게 차별화되었으면 한다. 기술은 결코 시민을 이길 수 없다. 〈대구TP 디지털융합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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