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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대구 수성구 고산동 일대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사업 공사 현장.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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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 현장인 대구 수성구 고산동 금호강 일대 흙막이 안에 시멘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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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구 수성구 고산동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공사 현장 일원에 널브러져 있는 베어낸 버드나무.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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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의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사업 위치도. <대구 수성구청 제공> |
대구 수성구청이 진행하고 있는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사업을 두고, 지역 환경단체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질 오염을 일으키는 사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4일 긴급 성명을 내고 "국가하천 금호강에서 벌이는 수성구청의 예산 탕진, 환경 파괴 공사를 강력 규탄한다"며 "하천 바닥에 시멘트를 치고, 탄소중립 시대에 아름드리 자생버드나무마저 베어내면서까지 공사를 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9월 9천7천여 만원을 들여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사업 공사에 착공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산책로를 조성해 주민에게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휴식공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는 김대권 수성구청장의 초선 공약이기도 하다.
고모동 팔현마을부터 남천 합류부까지 5.2㎞ 구간 중 현재 2.8㎞의 1단계 구간(범안대교~남천 합류부)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9월쯤 준공되면 2m 폭의 산책로가 마련된다. 이 중 하천 공사가 진행되는 고산동 일대 400m 보행로 단절 구간이 환경단체가 문제를 삼는 곳이다.
환경단체와 영남일보 취재진이 25일 오전 10시쯤 찾은 이곳 일원에는 굴착기가 땅을 파내고 트럭이 대형 석축들을 쏟아붓는 등 산책로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구간에 포함된 하천 일부는 흙막이로 막아놓은 상태였는데, 흙막이 안쪽 하천 바닥에 시멘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하천변에는 콘크리트를 타설한 가운데, 일부 구간에는 화강암 석축들이 촘촘히 올려진 모습이었다. 공사 현장 한쪽에는 베어낸 버드나무들이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국가하천 안에 꼭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해야 하나"라며 "시멘트에는 1급 발암물질인 '육가크롬'이 있는데, 수용성이라서 물과 만나면 쉽게 용출될 우려가 있다. 자칫 금호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육가크롬이 용출된 물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소중립 시대에 자생버드나무 여러 그루를 베어낸 것도 문제이고, 수달이 서식하고 고라니, 너구리, 삵 등 야생동물이 찾는 생태이동통로를 우리 인간이 단절시켜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산책로는 오솔길 정도로 만드는 게 옳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공사 현장 관계자는 "최소 폭(2m)의 산책로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나무를 베어낸 이유에 대해서도 "나무가 있으면 길을 형성하지 못하고, 하천 관리 차원에서도 나뭇가지에 무언가가 걸리면 유속이 막히게 된다"며 "나무를 말려서 반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수성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400m 구간은 다른 구간과 달리 둔치부가 없어서 돌 구조물로 둔치를 만들어 산책로를 연결하려 한다"며 "(돌 등이) 밀려 내려가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다 제거한 상태에서 기초를 콘크리트로 쳤다. 충분히 굳힌 다음 돌을 쌓을 만큼의 물을 받아온 것"이라고 맞섰다. 또 "이 구간에 원래 물이 차 있어 버드나무가 옆으로 누워 있는 등 바로 자라지 못했다. 그래서 30그루 정도 제거해 산책로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 사업이 '예산을 쓰기 위한 사업'이라는 주장을 둘러싸고도 대립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곳은 이미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지역"이라며 "제방도로가 마련돼 있는데도 혈세를 써 가며 대규모 토건 공사를 벌이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고 주장했다. 반면, 수성구청은 "제방도로는 4대강 자전거도로로 지정돼 있어서 자동차와 자전거, 시민이 모두 이용하는 도로다. 폭도 좁아서 시민들이 도로를 분리해 달라는 민원을 들어오곤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정경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