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는 지금] 수성구청 추진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사업…환경단체와 갈등 심화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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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9  |  수정 2022-07-28 16:57  |  발행일 2022-07-29 제6면
[시민사회는 지금] 수성구청 추진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사업…환경단체와 갈등 심화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8일 대구 수성구청 앞에서 수성구청의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사업을 재검토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대구 수성구가 추진중인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사업을 두고 지역 환경단체와 구청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8일 오전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성구청은 환경 파괴 산책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시민사회와 제대로 된 생태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 위원회를 꾸려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반야월습지'에 해당하는 공사 구간이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17년 '대구 10대 환경보물'로 지정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고 경관이 우수한 곳이라고 지적하면서 "생태 핵심 공간에서 산책로 토목공사를 강행해 환경파괴와 혈세 낭비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버드나무 100여 그루까지 벌채해 '자연완충공간'을 없애버리는 웃지 못할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공사 현장은 물길이 들이치는 '수충부'로, 아무리 토목공사를 해도 큰물이 몇 번 치면 거세고 강력한 수압에 뜯겨나갈 공산이 크다. 계속 복구공사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엉터리 토건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야생동물 생존 위협 문제 등도 언급됐다. 앞서 지난 25일 현장을 찾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하천 바닥에 시멘트 콘크리트를 쳐놓은 점을 지적하면서 1급 발암물질 '육가크롬'이 용출된 물이 금호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수성구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단체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구청은 현대 도시인과 콘크리트 환경에서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이 바람·새소리·계절의 변화를 통한 감수성을 느낄 공간이 필요하다며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이번 사업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과 연계했을 뿐 아니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및 대구지방환경청의 하천점용허가를 얻어서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수성구청은 또 "하천 수위 상승 시 기존 산책로 유실이 발생하는 구간에 한해서 허가를 받아 기초 콘크리트 타설을 했으며,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다"면서 "죽었거나 쓰러져 있어 하천 유속 흐름에 방해가 되고 미관을 해치는 잡목에 대해 30여 그루 정도 벌채했다"고 해명했다.

수성구청은 이어 "앞으로도 하천점용허가 조건을 준수하고, 주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해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환경단체와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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