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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I am that I am - Why not' |
"나의 작업은 지문 속의 삶 그리고 지문을 둘러싸고 퍼져 나가는 파장이다."
'지문의 작가' 이우석(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의 16번째 개인전 'I am that I am -Why not?'展이 3일부터 18일까지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에서 열린다.
작가는 사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은 지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지문은 생체인식의 기초 자료로 사용할 만큼 자신을 잘 표현하는 문양이다.
농부의 갈라진 지문, 화가의 물감 묻은 지문, 삶이 묻어나는 지문….
보이지 않는 물질의 원리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지문에 주목한다. 지문은 단지 인간의 손끝에 그려진 무늬 정도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많은 사물을 직접 접촉하는 지문은 그 흔적을 계속 남긴다. 그 흔적들은 무수한 시간 속에서도 사물에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모든 만물은 지문의 문양처럼 파장으로 이뤄져 있다. 좀 더 폭넓게 말하면 인간은 우주 만물과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 게다가 삼라만상은 진동하고, 제각각 고유한 주파수를 발하며 독특한 진동을 갖고 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I am that I am'은 '나는 나다'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다' '나는 있음이다'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다. 이우석의 이번 작업은 지문을 그리기보다 직접 손으로 점토를 만지고 얼굴 형태를 만들며 수많은 지문을 남겼다. 또 그는 단 한 형태의 지문만을 표현한다. 우주의 모든 것이 단 하나에서 빅뱅이 일어나 마치 분리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 인간 모두는 하나에서 왔으며 언제나 하나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작가는 "우리 주변은 파장으로 넘쳐난다. 파장에는 빛이나 소리, 파도, 지진 등이 있다"면서 "인간이 서로 소통하는 수단도 파장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하는 일상의 행동이나 사고가 파장 하나하나로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과 사물에 서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어 "파장은 우주의 끝까지 멈추지 않고 퍼져 나간다. 물 역시 그 파장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70% 이상이 물로 이뤄진 우리가 사랑의 파장을 퍼뜨릴 것인가? 미움의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 당연히 사랑이다. 사랑과 평화의 진동을 작업 속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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