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갈데까지 한 내부 투쟁...윤핵관·이준석 양측 모두 '법 우선주의'

29일 대구 달성군의회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왼쪽 첫째)가 국내연수를 떠나는 기초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티타임을 가지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전국위 소집 요구에 대해 "응할 생각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내홍이 확산일로다. 이준석 당 대표 징계로 시작된 이른바 ‘당내 윤핵관 대(對) 이준석의 대충돌’은 법원의 가처분 판결에도 식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당내 규정 수정과 새 비대위 출범을 결정했고, 심지어 이 전 대표 추가 징계를 의원 총회에서 결의했다. 이에 맞서 이 전 대표측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에 대한 추가 가처분신청을 29일 법원에 제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뭔가 꼬이고 있는 상황을 대승적으로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권여당의 갈데까지 가는 식의 내부 투쟁으로 국정동력의 힘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정작 힘을 모아야할 민생 관리에서 더욱 멀어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론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

당장 새로운 비대위 출범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석 전까지 '새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작 전국위 의장을 맡은 서병수 의원이 29일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서병수 의장은 "똑같은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낸다면 또다른 잘못된 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잘못된 결정은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전국위 소집 요구에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이 혼란에 빠져 중요한 개혁의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도리도 아니고, 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의 퇴진 요구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하며 반헌법적 행위를 지속하는 윤핵관들에 경고한다"며 "당장 법원 결정문의 취지에 맞게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산하라"고 일갈했다.

이날 오전에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4선의 윤상현·3선의 유의동·초선 최재형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새 원내대표를 뽑아 당 대표 직무대행직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하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유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지만 소모적 법적 대응은 가열되고 있다.국민의힘은 법원이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주호영 위원장의 직무 정지를 결정한 데 대한 강제집행정지 신청서를 서울 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이준석 전 대표 측은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회 직무대행 체제는 무효라며 비대위 활동 중단을 위한 추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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