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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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6   |  발행일 2022-09-07 제3면   |  수정 2022-09-15 07:34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포항 도심에 시간당 최고 80~100㎜의 물 폭탄을 쏟아부어 도로, 주택, 상가,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6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까지 경북 포항의 누적 강수량은 378.8㎜인 것으로 나타났다.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6일 오전 포항 창포 빗물펌프장과 인근 일대가 물에 잠겼다. 김기태기자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6일 오전 포항 북구 두호종합시장 인근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도로가 여전히 통제돼 있다. 김기태기자
이날 오전 9시쯤 찾은 포항 북구 창포동 두호종합시장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도로는 여전히 침수돼 있었고, 인근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 연출됐다. 특히, 시장 인근의 창포빗물펌프장 인근의 주택 침수 피해가 심각했다. 만조 시간까지 겹쳐 펌프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으면서 이 일대가 물에 잠겼던 것이다. 이날 오전까지 인근 도로에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 올랐고, 오르면서 침수 피해 상인들과 주민들은 피해 복구 작업은 엄두도 못냈다.


주민 A씨는 "어제부터 내린 비로 집안까지 물이 찼다. 태풍이 올때마다 이 일대는 침수된다.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망연자실했다.


이날 새벽 4시부터 현장에 있던 김희수 경북도의원은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비가 내렸다. 더욱이 만조 시간까지 겹치면서 바닷물이 역류해 배수가 전혀 되지 않으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며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수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해서 빠른 복구 작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6일 폭우가 쏟아진 포항 대흥중 뒷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건물 일부와 차량이 토사에 휩쓸렸다. 김기태기자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6일 폭우가 쏟아진 포항 대흥중 뒷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과 도로가 토사에 휩쓸렸다. 피해 복구 모습. 김기태기자
포항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거대한 흙더미가 아래로 밀려 내려오면서 건물과 차량을 덮쳤다.


일부 차량은 흙에 갇힌 채 방치돼 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흙이 많이 쏟아진 건물 뒤편 주차장에는 다수의 차량이 있었던 것을 알려졌다.


굴착기가 복구 작업을 벌이는 중에도 멀리 야산에서 간헐적으로 흙더미가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도 했다.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포항시 남구 상도지하도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김기태기자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포항시 남구 평생학습원으로 연결되는 상도지하도가 침수돼 있다. 김기태기자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형산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포항 형산교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멀리 형산교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보인다. 김기태기자
이날 오전 내내 도심 주요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특히, 포항 남·북구를 가르는 형산강 일대 주요 도로가 통제되면서 남구로의 이동이 어려웠다.


포항 남구 상도지하도 2곳이 물에 잠겼다. 또한, 섬안대교에서 포항철강공단 진입도로와 형산대교에서 포스코로 이어지는 도로 일부도 물에 잠겼다. 연일읍에도 일부 도로가 물에 잠겼다. 피해가 가장 컸던 남구 오천읍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심로 대부분이 통제 됐다.


이 때문에 주요 교차로 곳곳에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형산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포항 형산교와 경주 강동대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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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서 급류에 휩쓸린 차량 모습.<독자 제공>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6일 오후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송다목적복지회관 인근 도에 주차된 차량들이 급류에 휩쓸려 뒤엉켜 있다.<독자 제공>
[르포] 가슴까지 물이 찰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물 폭탄 맞은 포항 도심
6일 오후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도로에 급류에 휩쓸린 차량이 다른 차량 위에 세워져 있다.<독자 제공>
포항 남구에는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처참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도심은 물론이고 동네 곳곳의 도로에 흙탕물 범벅이고, 침수된 차량이 도로와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날 오후 1시쯤 남구 인덕동 남구보건소 인근 도로는 흙탕물이 고여 있고 토사도 많았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도로 주변에 늘려있다. 전봇대가 쓰러진 모습도 보였다.


일부 차량은 변압기에 걸려 있거나 또 다른 차량 위에 걸려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대형마트 매장이 침수돼 내부에 진열된 추석 선물 세트 등 물건들이 대거 물에 잠기기도 했다.

6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이번 폭우로 주택 8천500채, 상가 3천400동, 도로 418곳, 차량 1천여 대가 침수되고, 하천 82곳, 가로등 102개 등의 피해가 났다.


정밀 피해조사가 진행될수록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포항시와 관계 기관은 자원봉사자·군인·공무원 등 3만 명과 굴착기 등 500대의 장비를 투입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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