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국회의원 OOO" 명절 '정치 현수막' 사라지나

  • 민경석,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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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8   |  발행일 2022-09-09 제2면   |  수정 2022-09-09 06:52
여야 "정당활동 보장돼야" 불만 토로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국회의원 OOO 명절 정치 현수막 사라지나
영남일보 자료사진

이번 추석에는 여야 정당과 정치인들이 거리 곳곳에 내 거는 현수막이 줄어들 지도 모른다. 대구시가 각 정당과 기초·광역의회에 정당 및 정치인 관련 불법 현수막 설치 금지에 협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 정당은 정당 활동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달 30일 대구시의회와 8개 구·군 의회, 여야 각 정당에 '정당(정치인) 관련 불법현수막 설치 금지 및 지정게시대 이용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대구시는 해당 공문을 통해 "그동안 각 정당과 정치인이 주요 도로변에 현수막을 무단으로 설치함에도 민간이 설치한 현수막에 비해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형평성 있게 단속을 해달라는 민원이 심각하게 제기됐다"며 "지방자치단체의 불법 현수막 관리 권한의 정당성도 훼손돼 불법 광고물 정비 업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국회의원 OOO 명절 정치 현수막 사라지나
8일 오후 3시쯤 대구 원대오거리에 지역 정치인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대구시가 정당 및 정치인의 불법 현수막 설치를 금지하자 각 정당에서 정당 활동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와함께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에 '교통신호기·전봇대·가로등 기둥·가로수 등은 공중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광고물 표시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공문에 담았다. 지정게시물을 제외하고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위가 위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들은 또 "구·군과 함께 추후 지정게시대가 아닌 시설에 설치된 현수막은 일괄적으로 즉시 정비할 계획이므로 추석을 앞두고 각 정당은 명절 관련 현수막을 무단으로 설치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고, 정당에서는 필요 시 반드시 구·군에서 관리하는 지정 게시대를 활용해달라"고 안내했다.

이에 각 정당에서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당이 국민에게 명절을 맞아 인사하는 것까지 막는 건 과도한 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현수막을 걸라는 지침이 내려온 상태라 아예 게시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각 지역 당협에 재량껏 현수막을 게시하되 가능하면 지정게시물을 이용하라고 전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정당법에는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인쇄물, 시설물, 광고 등을 이용해 홍보하는 행위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옥외광고물법에도 '정당이 정당법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현안에 대해 설치하는 경우는 법 적용을 배제한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관련 법 조항이 6개월의 적용 유예 기간이 있어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적극 행정을 하고 추석 명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지정 게시대를 활용하려니 이미 구·군 홍보물이 게시돼 있어 좀체 자리가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정당 활동을 보장하되, 도시 미관을 저해하거나 교통 흐름에 방해된다면 즉각 단속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옥외광고물법과 정당법 사이에서 상충 되는 부분이 있어 대대적인 단속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도시 미관을 크게 저해하거나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된다면 즉각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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