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 추석 당일 대구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 '가지각색'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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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0 15:38  |  수정 2022-09-13 08:18  |  발행일 202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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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추석 당일 오후 12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식당 앞. 줄을 서서 가게 개점을 기다리는 시민들. 이동현기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명절, 추석 당일 도심에서 연휴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가지각색이었다.

10일 추석 당일 오후 12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시민들은 코로나19로 바뀐 명절 풍습에 부담감을 내려놓고 연휴를 즐기고 있었다. 3대가 함께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걷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휴일을 맞아 데이트를 나온 커플들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동성로 가게들은 추석 연휴 휴점을 공지했지만, 일부 식당은 가게 문을 열었다. 시민들은 문을 연 식당을 찾아다니며 길거리에 서서 스마트폰을 검색하고 있었다.
문을 연 맛집에 줄을 선 시민들은 오랫동안 기다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대화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집에서 차례상을 물린 후 가족들과 함께 상에 마주 앉아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시간이다.

박모(44·대구 동구)씨는 "몇 년 전부터 차례 대신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거리두기로 인해 명절에도 가족끼리만 지내던 것이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명절에 여전히 부담감을 가지는 분들도 있지만 이렇게 점점 명절 풍경이 바뀌는 것 같고, 점차 전통문화가 희석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권모(40·경북 경산시)씨도 "거리두기 시절에는 고향 집도 가지 않고 차례도 생략하고 가족끼리 나들이를 떠났는데,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명절 도심에 문을 여는 가게가 많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바뀌고 있는 명절 풍경을 아쉬워하는 시민도 있었다.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만난 장모(72·대구 북구)씨는 "코로나로 자녀들이 고향 방문을 생략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저마다 각각 사정이 있겠지만 명절에는 가족끼리 모이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아니겠나"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 A(55)씨는 "연중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이나 친척을 만나는 게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안 좋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더라도 명절에라도 모여 가족들을 보는 문화가 이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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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추석 당일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의 모습. 가족단위 시민들이 손을 잡고 동성로를 걷고 있었다. 이동현기자

일부 시민들은 주말과 겹치면서 유독 짧아진 이번 연휴를 아쉬워 했다. 직장인들은 "월요일 대체 공휴일이 발생했지만, 고향을 찾는 데 시간이 충분치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연휴가 짧아 목요일 연차를 사용해 대구로 내려왔다"며 "타지에서 혼자 일을 하고 있는데 최대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가려고 연차를 썼다"며 아쉬워했다. 한모(51·대구 수성구)씨는 "연휴가 짧아서 시댁과 친정에 모두 다녀오려니 시간이 꽤 오래 걸릴 듯하다. 연휴가 길면 고향에 다녀오고 편하게 하루 정도 휴식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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