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농심' 경북 의성서 벼 갈아엎기 시위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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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2  |  수정 2022-09-21 17:10  |  발행일 2022-09-22 제9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의성군농민회가 21일 정부에 쌀값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쌀값 보장 대책 촉구를 위한 의성군 논 갈아엎기' 집회를 펼쳤다.

이날 오전 경북 의성군 다인면의 한 논밭에서 진행된 집회에선 농민회 회원 등 농민들이 쌀값 보장 대책을 촉구하며 트랙터로 직접 벼를 갈아엎었다. 수확을 20여 일 앞두고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를 갈아엎는 것을 바라보는 농민들은 속이 타들어 갔다.

농민회 회원들은 '양곡관리법 개정'과 '쌀값 보장을 위한 시장격리' 등의 팻말을 들고 정부의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성군농민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생산량 초과로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 본격적인 햅쌀 수확을 앞두고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지난해 공급량이 수요량은 30t가량 웃돌아 쌀값 하락이 이어지자, 시장격리 등의 요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햅쌀 가격까지 하락하자, 농민들은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주원 의성군농민회장은 "올해 물가가 고공 행진하더니 농자잿값은 30% 올랐고, 700~800원 선이던 면세유도 1천500원까지 두 배나 뛰었다. 농민 대부분이 농협 등에 외상거래를 하는데 추수 후 대금을 결제할 때 많이 놀란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80kg 한 가마에 22만 원이었던 쌀값은 올해 13만~15만 원까지 폭락했다. 적어도 밥 한 공기에 300원은 돼야 하는데 한 공기에 206원까지 떨어지면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살길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앞서 경북·전남 등 쌀 주산지 8개 도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쌀값 안정을 위한 실질적 대책으로 △공공 비축 물량(수입 쌀 포함) 100만t 확대 △지난해 생산된 벼 재고 물량 전량 매입 △2022년산 공급과잉 예측 시 선제적 시장격리 등의 실질적 대책 마련도 요청했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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