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카카오 사태와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

  •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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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5  |  수정 2022-10-25 06:42  |  발행일 2022-10-2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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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카카오가 멈추자 우리의 일상 또한 멈췄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다음,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멜론 등 대다수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속출했다. 카카오톡 단톡방을 이용해 주말 모임을 하려던 사람들이나 주말 모임을 마치고 카카오T를 이용해 택시로 귀가하려던 사람들은 불편을 겪었다. 더욱이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주문과 예약을 받는 소상공인이나 암호화폐 거래 등 카카오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금전적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상에서 카카오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사태의 1차적인 원인은 경기 성남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플랫폼 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플랫폼은 이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이용자의 수요가 다른 사람의 수요에 영향을 미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의 전형이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금방 시장 지배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2010년에 문자 메시지와 큰 차이가 없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등장한 카카오톡이 불과 12년 만에 계열사를 136개나 둔 국내 15위 대기업으로 급성장하게 된 것이 이러한 플랫폼 기업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카카오 임직원들의 지속적인 혁신과 노력 또한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카카오 성장의 핵심 성공 요인은 이용자가 창출하는 네트워크 효과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한 플랫폼 기업은 핵심 성공 요인을 제공한 이용자를 위하여 사회적 책임을 부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경우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등과 같은 앱의 안정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이용자 편의를 위한 투자에 소홀하였다. 만약 카카오가 앱의 안정성과 보안을 위한 투자에 관심을 두었더라면 서비스 장애가 이렇게까지 장기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예측불가한 재해나 사고를 대비한 재난복구(DR) 시스템을 이미 가지고 있고, 데이터센터는 여러 지역에 분산해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시스템은 자연재해나 예측불가능한 내부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자연스럽게 시스템이나 정보망을 연계해서 서비스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구글의 경우 올해에만 약 13조원 정도를, 메타의 경우 올해 8조원 정도를 투자해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IT 인프라를 보완하였다.

제2, 제3의 카카오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 스스로가 데이터센터 한 곳이 멈추더라도 단절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위기 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정부는 "시장실패"로 규정하고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 규제로 방향을 정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접근방식은 문제가 있다. 이번 사태는 카카오가 규모에 맞는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여 발생한 "기업실패"가 원인이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하고, 오히려 시장과 기업 스스로의 자성과 자정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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