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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15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에서 '왜 평화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15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런 식으로 지속한다면, 첫인상이 끝인상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이어 정부·여당을 향해 "최근 등장한 대통령이나 정치 세력은 국가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에서 '왜 평화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열고 "보수 정권에서 역발상을 발휘해서 평화를 이야기한다면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이 많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평화를 이야기하기가 상대적으로 편하다. 보수 지지층이 우선 (긍정적으로) 지켜볼 것이고, 우리(야권)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지원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우리가 작은 나라, 못사는 나라라는 인식에 젖어 그저 꾸역꾸역 살아가는 정치를 하겠다면 평화를 버려도 되지만, 더 잘 살고 강한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평화가 꼭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자존감을 명분으로 남북관계를 경직되게 하지 말고, 기본적인 관계는 유지해야 한다. 인내심과 자존감의 적절한 경계를 지키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퍼주기·눈치 보기'라는 여권의 비판을 향해선 "저보다 오른쪽에서 계신 정치하는 분(보수 정치인)들이 그렇게 북한에 퍼줘서 되겠느냐고 하는데, 투자하는 것이다. 0.5%~1% 추가성장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며 "눈치 보기가 아니고, 마주 보기다. 우리가 북한에게 먹힐 가능성은 이제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어른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우는 아이 달래듯 마주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오른쪽에 있는 분들이 핵 재무장,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자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정말 다 죽자는 이야기"라며 "그 과정에서 일본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으로 핵무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대화로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아는 게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남북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남과 북이 협력하면 0.5~1% 정도의 추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으며, 5년간 13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 때 127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남과 북이 경제 협력을 하면 기존보다 10% 정도 일자리를 추가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 평화가 이어지면, 막대한 국방비를 경제·복지 예산으로 쓸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의원은 "이탈리아가 20조원에서 30조원의 국방비를 쓰는 반면, 우리는 55조원에서 60조원 정도를 국방비로 쓴다"며 "흔히들 평화 비용, 통일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하는데 분단 비용이 비싸다는 생각은 안 한다. 우리가 평화를 만들면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처럼 그 비용을 복지로, 일자리로, 경제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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