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훈훈'…여야, 극한대립 속 22년만에 친선 축구대회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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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8 18:24  |  수정 2022-11-18 18:25  |  발행일 2022-11-18
모처럼 훈훈…여야, 극한대립 속 22년만에 친선 축구대회
18일 오후 국회운동장에서 열린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볼다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사흘 앞둔 18일 여야 의원들이 몸을 부대끼며 국회 운동장을 함께 누볐다. 여야 간 축구대회는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이태원 대규모 압사 참사 국정조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등 여야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친목성 축구대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국회의원 친목 모임인 의원축구연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운동장에서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를 열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그라운드에서만큼은 극심한 갈등 국면을 잠시 잊고 축구공을 두고 겨루며 우정을 다졌다.

모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장에서 만난 의원들은 "경기에서 진 팀이 예산안을 양보하자"는 농담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축구 유니폼에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22년 만에 여야 축구대회가 성사됐다"며 "예산심의와 국정조사로 정치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여야 의원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며 땀을 같이 흘리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이 좀 더 편안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20여 년 만에 여야 의원들이 한데 모여 좋은 시간 갖게 됐다"며 "매일 서로 째려만 보다가 오늘만큼은 서로 웃고 격려하면서 좋은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리면 작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이진복 정무수석, 전희경 정무비서관이 직접 국회 운동장을 찾아 여야 친선 축구대회를 축하하고 귤을 선물했다.

모처럼 훈훈…여야, 극한대립 속 22년만에 친선 축구대회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들이 18일 오후 국회운동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축구연맹 출범식 및 여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간은 전·후반 25분씩으로, 각 팀에서 여성의원 1명을 포함해 총 12명이 선수로 나섰다. 빨간 유니폼을 입은 국민의힘에서는 주장 송석준 의원을 필두로 정진석·주호영·김석기·강대식·김승수·박형수·김형동 의원 등이 나섰다. 여성 의원은 김미애·허은아 의원 등이 출전했다.

파란색 유니폼의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주장 위성곤 의원을 비롯해 윤호중·김영진·김성환·한병도·천준호 등 의원이 출전했고, 여성 의원으로는 임오경·이수진(비례) 의원 등이 선수로 나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영웅인 이영표, 김병지 선수가 각각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의 감독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날 50분간의 펼쳐진 경기는 치열한 접전 끝에 0-0 무승부로 종료됐다. 민주당 한병도 의원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으나, 결국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골이 취소됐다.

한편, 의원축구연맹은 이날 경기 기량을 토대로 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일·일한의원연맹 친선 축구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선발한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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