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생각하는 당 대표 조건은…"尹정권과 같이 옥쇄 각오해야"

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홍준표 대구시장이 8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의 조건으로 "윤석열 정권과 같이 옥쇄를 각오할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당 대표 배제 조건도 나열하며 일부 당권 주자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옥쇄(玉碎)란,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는 뜻으로, 대의나 충절을 위한 깨끗한 죽음을 이르는 말이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과 나라가 잘 돼야 대구시도 발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 대표 조건과 함께 "이런 사람은 당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배제 조건도 나열했다. 홍 시장은 △이미지 정치에 젖어 아무런 내용 없이 겉멋에 취해 사는 사람 △차기 대선이나 노리고 자기 정치나 할 사람 △소신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눈치나 보는 사람 △배신을 밥 먹듯이 하고 사욕에 젖어 당이나 나라보다는 개인 욕심에만 열중하는 사람 등을 꼽았다.

이어 그는 "이런 사람이 되면 총선을 치르기도 전에 또다시 박근혜 정권 재판(再版)이 될 수도 있다"며 "요즘 당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니 참 걱정스럽다. 자기 분수도 모르고 천방지축 날뛰는 사람들로 당 대표 선거가 혼탁해질까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홍 시장은 또 전날(7일)에는 당권 레이스를 두고 "당 대표는 탤런트 뽑는 경연대회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중후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 내표였다. 당시 이 대표는 "탄핵보다는 자진 사임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했으며, 정 원내대표는 "의원 자유투표"를 주장했다.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의 찬성표가 더해지며 탄핵소추안은 통과됐었다.

홍 시장은 이를 언급하며 "박근혜 탄핵 때처럼 수양버들 당 대표를 뽑는다면 윤 정권이 코너 몰리면 또 그런 짓 할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