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미역 채취문화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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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30  |  수정 2022-12-30 06:48  |  발행일 2022-12-30 제23면

경북 동해안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독특한 미역 채취문화가 있다.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과 '미역바위 닦기' 등이 그것이다.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은 떼배(뗏목)로 미역 군락이 있는 바위까지 이동, 돌미역을 채취하고 운반하는 전통 방식이다. 지금은 아쉽게도 울진과 울릉에서만 전해진다. '미역바위 닦기'는 자연산 미역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암반에 붙은 홍합이나 따개비 등을 제거, 미역 포자가 쉽게 뿌리 내리도록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전통 작업으로, 지금도 경북 동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전통 방식의 미역 채취문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경북지역 자연산 미역 생산량이 전국 생산량의 70%에 가까울 정도로 값어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2021년 전국 미역 생산량 6천734t 가운데 경북의 생산량은 4천178t으로 전국의 66%를 차지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생산지인 셈이다. 경북도가 이 같은 장점을 활용, 미역 산업의 보고로 자리매김하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이다. 이는 해당 국가의 추천을 받은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서류심사와 현지답사를 거쳐 선정한다. 농업유산에는 어업·임업·축산 등이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담양 대나무밭 농업' 등 4건이 등재돼 있지만, 아직 어업 분야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제주 해녀 어업'의 등재신청이 있었지만 아직 실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이 '제주 해녀 어업'과 함께 등재되기를 기대해 본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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